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실적 대폭 감소
매그나칩 인수, 비메모리 부문 경쟁력 강화 기대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외 반도체 수출실적 악화와 D램 수요 감소·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매출이 대폭 하락한 것이다. 이가운데 SK하이닉스 등이 출자한 매그너스 사모투자합자회사가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4억3500달러(한화 5300억원)에 인수해, 과연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대안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SK하이닉스 (자료제공-연합뉴스)
SK하이닉스 (자료제공-연합뉴스)

작년 매출 실적 대폭 하락, 최악의 실적표

SK하이닉스은 2019년 매출이익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2019년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매출총이익은 24조6204억원을 기록했으나 작년의 경우 약 18조원 감소한 6조9329억원을 기록했다. 약 75% 대폭 감소한 수치다.

게다가 3년 사이 팔지 않고 창고에 쌓아둔 재고자산가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의 경우 2조2247억원, 2018년 3조7215억원, 2019년에는 4조3547억원을 보유한 상황이었다. 작년 기준으로 2년 사이 재고자산가액이 두 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반도체 시황이 악화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D램 가격은 1년 새 3분의 1수준으로 폭락했으며 대외 반도체 수출실적이 2018년 대비 25.9% 감소한 9억3935백만 달러(한화 약 112조원)에 그쳤다.

'18년~'19년 원/달러 매매기준율 (자료제공-한국은행)
'18년~'19년 원/달러 매매기준율 (자료제공-한국은행)

수출실적과 매출감소의 주된 이유로 환율이 한 몫 한 것도 있다. 2019년 원/달러 환율은 2018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PC 시장은 성숙기 도달로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어 강한 수요 성장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D램 수요 감소와 가격 폭락, 환율 상승이 제품 수요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려 당분간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업계 3사 과점시장체제 유지로 산업 정체가 지속되는 것도 매출이 더 오르지 않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9년 사업보고 실적에 대해 SK하이닉스 홍보팀 관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메모리 고객들의 재고 증가와 보수적인 구매 정책 등으로 수요 둔화와 급격한 가격 하락이 이어져 2018년 대비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 투자, 비메모리 부문 사업 확대 기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매그나칩반도체 8인치(200㎜)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투자해 비메모리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90나노미터 공정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소량 생산하는 체계를 갖춘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비메모리 칩 생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SK하이닉스가 PEF투자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서 보도된 바와 같이 크레디언과 알케미스트가 설립한 매그너스 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 SPC를 설립하여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며 “당사와 새마을금고가 PEF에 투자했으며,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성 등을 고려하여 투자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며 경영자원 분산 없이 성장 시장에 참여해 다양한 기회를 검토할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미지센서 (자료제공-SK하이닉스 뉴스룸)
이미지센서 (자료제공-SK하이닉스 뉴스룸)

메모리 시장 ‘보릿고개’ 넘어 안정세로 접어들까

D램 시황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시장 수요는 꾸준히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Gaming PC의 확산과 스펙 향상으로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제품의 고사양화로 D램 평균 탑재량 중심으로 성장을 계속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스마트폰 탑재량이 5GB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고화질 콘텐츠와 주요 게임 콘솔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그래픽 메모리와 고용량 서버 중심의 메모리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뿐 아니라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에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차세대 제품을 차질없이 준비하며 원가 절감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D램의 현재 시황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 언급에 대해서는 “D램의 경우 1y나노미터 제품의 bit 비중을 연말 40% 수준까지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인 1z나노미터 제품을 연내에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시장으로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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