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광고비 318억원으로 1위·매출은 4위
매출 실적, 한샘→현대리바트→퍼시스 순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에이스침대가 가장 많은 광고비를 투자하며 가구업계 상위권 진입을 꿈꿨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국내 주요 가구업계가 경기불안과 부동산 규제 등으로 타격을 입자, 에이스침대도 이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27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녀대비 소폭 상승했다.(사진-에이스침대 제공)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27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녀대비 소폭 상승했다.(사진-에이스침대 제공)

3일 본지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9년 가구업계 주요 5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하락세를 걷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에이스침대였다. 에이스침대는 5곳 중 가장 많은 광고비 318억원을 투자했지만 매출은 2774억원에 그쳐 4위에 랭크됐다. 에이스침대의 광고비는 2019년 영업이익 499억과 비교했을 시 절반 이상인 64%에 달하는 수준이다.

에이스침대 IR 관계자는 "백화점 납품 시 수수료 비용이 많이 늘어서 매출액이 낮다"며 높은 광고비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비슷하며 늘 이정도 수준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V 광고와 온라인, 오프라인에 광고를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는 그동안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침대는 과학이다' 등 광고 슬로건을 내걸며 전략적으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해왔다. 그결과 많은 소비자들에게 침대 브랜드로 많이 인식이 돼 있다. 하지만 이와달리 실적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이미지 형성 외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 등이 개발돼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

'2조 달성'했던 한샘, 1조원대로 하락

가구업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곳은 단연 한샘이다. 한샘은 지난 2019년 1조698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이는 2018년 1조9285억원 대비 12% 가량 하락한 수치로, 한샘 역시 경제불황의 여파를 받았다.

한샘은 2017년 매출 2억625억원을 달성하며 토종 가구업계 최초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던 기업이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 매매량 감소로 1조원대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절반 이상으로 급감했다. 한샘은 2018년 9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19년에는 429억원으로 붕괴됐다.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2018년 56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광고비에는 영업익에 46%에 달하는 257억원을 지출했다. 한샘은 업계 1위답게 에이스침대 다음으로 광고료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한샘은 올해 패키지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샘 관계자는 "이사를 가야 가구를 사는데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 이사수요가 줄어들었다"며 "올해는 슈퍼패키지로 가성비 높은 제품을 특성화해 경기가 안 좋을 때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리바트, 적극적 광고 불구 매출 부진

한샘 뒤를 쫓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2017년 모그룹 계열사인 현대H&S를 인수합병 해 몸집을 키웠지만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인수합병 후 2018년에는 매출 1조3517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에 진입했으나, 올해에는 1조2375억원으로 낮아졌다.

영업이익도 481억원에서 239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389억원에서 195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반면 광고료는 2018년 11억원에서 2019년 7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수합병 후 적극적으로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자 부단히 활동했지만, 실적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현대리바트의 전략은 무엇일까. 현대리바트는 올 봄과 여름 콘셉트로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다양한 색상과 사이즈를 선택해 다양한 연출을 낸다. 이에 주문 제작형 맞춤형 소파 3종과 아카이브 수납 패밀리 침대 등 제품을 내놓았다.

또한 사무가구 전문 기업 퍼시스는 매출액이 2018년 3157억원에서 3047, 영업이익은 277억원에서 251억원으로 떨어졌다. 광고료 역시 50억원에서 38억원으로 대폭 낮게 책정됐다.

시디즈는 2017년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하다 2018년 43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한 후, 지난해 86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매출액은 1410억원에서 1929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업계에서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로 신혼부부 '큰손' 놓치나…2020년 실적 난항 

한편 현재 가구업계는 건설시장 위축과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국토부의 ‘2019년 주택매매거래량’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매매건수는 80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85만6000건 대비 6% 감소했으며, 5년 평균(101만100건) 대비 20.4%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입주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다 보니 동시에 가구업계도 동반 하락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겹치면서 봄철에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신학기 수요와 결혼 혼수시장 등이 위축돼 벌써부터 울상을 짓고 있다.

각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와 온라인 이벤트 등으로 고객 유치에 움직이고 있지만, 2020년도 실적이 좋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