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진 대표, 전 직원에 구조조정 언급 메일 잘못 전송
"회장님 구조조정 관심 많다" 발언 논란…신동빈 회장 지시?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FRL코리아) 배우진 대표가 직원들에게 잘못 전송한 이메일로 사내가 혼란을 겪고 있다. 배 대표는 이메일에서 "회장님께서 인사 구조조정에 관심이 많다"고 언급하며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구조조정 예고에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유니클로 배우진 대표가 구조조정 계획 내용이 담긴 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니클로 배우진 대표가 구조조정 계획 내용이 담긴 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배우진 대표는 지난 2일 한 이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잘못 전송하는 실수를 일으켰다. 인사부문장에게 보내질 메일이 전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더욱이 이메일 내용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메일에서 배 대표는 "부문장님, 어제 회장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월 기준 정규직 본사인원이 42명 늘었는데 (중략) 다시 이동을 하면 본사 인원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며 "부문장님이 답변에 문제가 없었는지 문의드린다"고 적혀 있었다.

메일이 전 직원에게 전달되자, 유니클로 직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실수가 아니다", "일부러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낸 것 아니냐", "간보고 알아서 나갈 사람 나가고 남은 사람 솎아내겠다는 것 같다" 등의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메일에서 언급되는 '회장님'에 대해서 누구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가 회장님이라고 언급할 수 있는 인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야나이 타타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 중 한 명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에프알엘코리아 지분은 롯데그룹이 49%, 패스트리테일링이 51%씩 보유하고 있다. 이에 롯데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잘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으며, 에프알엘코리아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논란과 관련해 에프알엘코리아는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메일은 대표님의 임원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발송된 것"이라며 "유니클로는 인적 구조조정을 공식적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이메일은 구조개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 대표의 개인적인 실수로 잘못 발신된 메일로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며 구조조정 논란에 대해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하반기부터 실적 잔혹사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749억원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대비 1조4188억원과 대비해서도 31.3% 급감한 수치다. 순이익도 지난 2018년 2383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9억원으로 손실로 전환됐다.

철수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연초에는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엔터식스 상봉점과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부천중동점이 문을 닫았다.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불거져 매출 하락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