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사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경우 안정적인 택배 시스템이 사재기를 막는데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은 지난 9일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월 1주차~3월 2주차의 택배물량 1억8000건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2월 21일부터 23일까지의 기간동안 생수·라면·통조림 등의 생필품 구매가 집중됐으나 물품 배송이 원활히 이뤄지자 물량이 안정세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발표된 2월 18일 이후 일시적인 사재기 움직임이 발생하면서 첫 주말인 21일에서 23일 사이에 생필품 관련 주문이 급증한 것이다.

2월 4주(23일~29일)기간 동안 생수, 라면, 통조림 등 비상물품 주문량은 2월 3주(16일~22일) 대비 3배 가까이 많았다. 통조림은 2월 3주 4만 건에서 2월 4주 14만 건으로 3배 늘었고, 라면은 12만 건에서 31만 건으로 두배 이상 폭증했다. 이 기간 최소 280만 개의 통조림과 930만개의 라면이 배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월 4주 비상 물품 '온라인 사재기' 현상은 안정적 배송이 지속되면서 곧바로 사그라들었다. 라면 배송량은 3월 1주(1~7일)와 2주(8~14일)에 각각 전주 대비 39%, 33%의 감소했다. 2월 4주에 2.5배로 늘었던 생수도 각각 41%, 25%씩 줄면서 안정세를 되찾았다.

택배 전체 물량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 1주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각종 시설의 운영중단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소비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확인된 2월 4주에는 전주 대비 22% 증가한 3200만개를 기록했고,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 1주에는 3300만개까지 늘었다. 일일 택배 처리량은 3월 2일 960만건으로 국내에서 택배 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단일 기업 사상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생필품 관련 소비가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집콕족'의 소비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달고나 커피, 홈카페 관련 상품인 커피메이커, 믹서기는 3월 2주차에 전주대비 판매고가 크게 늘었고 튀김기, 요쿠르트제조기 등 홈쿠킹 관련 항목도 역시 3월부터 주문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은 "2월 3주차 주말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었지만 물품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도 일상적인 물품에 대한 온라인 쇼핑이 늘어 택배가 사재기를 막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