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앞다퉈 RPA기술 적용, 단순업무 대폭 줄여
업무 자동화 일자리 감소 가속화 우려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최근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술이 업무 영역별로 도입돼 단순업무를 줄이고 편의를 높여줘 기업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업무 자동화 기술이 매년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어 사무직을 포함한 일자리에 전반적으로 위협이 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으로 사람들이 더욱 고도화된 업무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LG전자가 보도자료를 통해 AI·빅데이터 기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900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6일 LG전자가 보도자료를 통해 AI·빅데이터 기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900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PA기술 도입, 단순업무 줄여 효율성 극대화

16일 LG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로봇프로세스자동화(이하 RPA) 기술을 회계, 인사, 영업, 마케팅 등 사무직 분야에 적용해 올해 말까지 약 900개 업무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조회와 정리 등 단순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을 크게 줄여주고 상대적으로 가치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건설업계에서도 RPA시스템이 적용된다. SK C&C는 RPA 분야 글로벌 기업 오토메이션애니웨어와 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플랜트 및 건설 분야에 디지털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RPA 시스템을 개발해 SK건설 조달 업무에 적용할 예정이다.

RPA기술을 적용하면 배송업무의 경우 거래선에 제품을 배송한 후 밭아야 하는 물품 인수증을 로봇 소프트웨어가 대신 입수한다. 로봇 소프트웨어는 각 운송회사의 시스템에 자동으로 접속해 물품 인수증을 가져온다. 사람이 일일이 각 운송회사의 시스템에 로그인 해 데이터를 내려받지 않아도 되고 물품 인수증이 누락될 가능성을 줄여준다.

회계업무의 경우 법인카드로 사용한 비용을 결제하는 것도 로봇 소프트웨어가 도와준다. 로봇 소프트웨어가 개인이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메일로 보내주면 임직원은 필요한 사항만 적어서 회신하면 된다. 직원들은 카드 사용내역을 일일이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 없이 여러 건의 카드 사용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복잡한 머리 굴려야 살아남는 화이트칼라

업무 효율성 극대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RPA기술이 일자리 위협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지능형 RPA기술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입력 값에 대한 제한된 작업만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고 사람의 판단력을 대체할 수준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매년 업무 영역별로 대폭 확대되고 있는데다,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는 상황은 충분히 사무직 종사자들에게 생계의 위협감을 느끼게 할 수밖에 없다.

201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에서 한국의 고용시장의 미래 전망에 관하여 2025년에는 경제활동인구 전체의 71%에 달하는 일자리가 인공지능·로봇 등으로 대체될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봇 소프트웨어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일정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고 반복된 작업 수행으로 업무의 공백과 실수가 사람의 능력보다 나은 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는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일각에서는 업무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보다 새로운 기술로 인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도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극히 미미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고 전문기술직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경영지원 사무직 종사자가 본인의 업무 역량을 특화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RPA기술이 제조, 사무직 뿐만 아니라 개인서비스업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률과 의료 전문직과 관련된 분야에서도 단순업무는 RPA기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사람들은 단순하지 않은, 즉 고도화된 전문 역량을 발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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