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나주공장 일부 공정 이전…34명 실직 예고
긴축경영 선포로 직원들 급여 반납, 회장 연봉은 '16억원'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남양유업이 올해 구조조정에 이어 긴축재정을 실시해 직원들은 울상이다. 홍원식 회장은 16억원에 달하는 고액연봉을 수령하는 가운데, 회사는 직원들의 급여와 경비 등을 대규모로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남 나주공장의 일부 공정이 타 지역으로 옮겨지면서 계약직 직원들은 갈 곳을 잃게 됐다. 

남양유업이 긴축경영 실시와 동시에 전남 나주공장을 이전해 실직자가 발생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이 긴축경영 실시와 동시에 전남 나주공장을 이전해 실직자가 발생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전남 나주공장 포장 공정이 오는 6월부터 세종공장으로 이전된다. 남양유업 나주공장은 2008년부터 유가공제품을, 2011년부터는 커피믹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포장 공정에 근무했던 34명의 계약직 직원들의 거처가 사라지게 됐다. 이들은 대게 올해 4월~10월 내에 계약이 만료될 예정으로, 계약이 끝날 경우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사전에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업무도 마무리된다"며 "개개인마다 계약기간은 다르지만 계약기간까지 나주공장에서 업무를 한다"고 전했다.

남양유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긴축경영으로 내부 직원들은 모두 긴장 상태다. 최근 남양유업은 '긴축경영 시행 공고문'을 사내에 게재하고 팀장 이상 일부 관리자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여급의 30%를 반납하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해당 동의서의 대상자는 팀장 이상급 관리자인 100여명으로, 이달부터 12월까지 월 상여급의 30% 삭감, 하계 휴가비 50% 반납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자발적인 급여 반납 동의서를 받고 있지만, 연초에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을 시행한 바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는 더욱 떨어지고 있는 실상이다.

남양유업은 공고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기 침체 및 자사의 매출하락, 영업이익 감소 등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인 위기 발생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사전대비를 위해 긴축경영을 시행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특히 해마다 인상되고 있는 홍원식 회장의 연봉은 직원들의 불만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홍 회장이 회사로부터 수령한 총 연봉은 16억1991만원에 달한다.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2018년 85억8740만원에서 2019년 4억1735만원으로 95% 급감했지만, 회장의 연봉은 영업이익의 4배 꼴이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보수에 대해 원규정과 리더십, 전문성 등을 고려해 합산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그의 책임없는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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