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조종사, 셧다운연장·정리해고 반발
"전체고용 보장하고 운항 재개하라"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의 공공운수노조 가입 및 향후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장 모습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의 '공공운수노조 가입 및 향후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장 모습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회사 매각으로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조종사들이 운항재개와 정리해고 중단을 요구했다.

22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공공운수노조가입 및 향후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은 불합리한 정리해고를 멈추고 전체 직원의 고용 보장과 함께 직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중단시킨 운항을 재개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노조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제주항공에 매각을 추진해오면서 구조조정을 계획해왔음에도 사측은 모든 경영 문제를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은 점령군 행세를 하며 비용절감을 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전면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을 셧다운(운항중단) 조치하고 매각이 최종 마무리 되는 오는 29일 이전에 정리해고 대상을 결정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대상자는 전체직원 1600여명 가운데 350여명이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 대화 창구 마저 닫고 계획적으로 정리해고를 준비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로 비롯된 경영악화가 아닌 이미 오래전부터 오너일가의 부도덕한 경영으로 위기를 맞이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노조가 발표한 요구안은 △셧다운 조치 해제와 즉각적인 운항재개 △일방적인 정리해고·구조조정의 전면중단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제도를 활용한 우선 고용안정 △즉각적인 특별단체협약 요구 등이다.

노조에 따르면 4월 1일~10일 기준 국제선 이용자수는 전년동기대비 3%로 급감했지만 국내선 여객은 46%수준으로 감소했다가 최근 점차 반등중이다. 이에 타 항공사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내선을 잇따라 증편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국내선은 5월28일까지, 국제선은 6월30일까지 운항 중단을 연장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공정배 부위원장은 "수익이 날 수 있는 노선이 존재함에도 운항중단 조치를 하는 것은 제주항공의 구조조정 의지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스타항공 셧다운은 정리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3일부터 전 직원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여 제주항공의 인수 완료 시점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유동성 위기를 맞아 임직원의 2월 급여 60%를 체불한데 이어 3월 급여 는 지급을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23일까지 3차 희망퇴직 접수를 받아 마감 후 신청자 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나머지 인원을 정리 해고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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