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 진입 막힌 화웨이, 진입경로 변경 "삼성전자 제품 사겠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에 반도체 제2공장 증설위해 200명 파견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패권 갈등으로 반도체 부품이 어부지리로 호재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세계 스마트폰 2위 업체인 화웨이에 반도체 수출제재로 압박을 가해 거래 중단까지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통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경로를 바꿔 삼성전자와 거래를 틀 것으로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미국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 칩 생산 관련 규칙을 변경하며 수출규제라는 초강수를 뒀다. (자료제공-연합뉴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미국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 칩 생산 관련 규칙을 변경하며 수출규제라는 초강수를 뒀다. (자료제공-연합뉴스)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선택한 이유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있는 화웨이를 견제하고 거래를 막은 것이 갈등의 씨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미중 간 무역마찰 중 자국 기업과 화웨이 간의 거래를 단절시켰고, 소프트웨어 거래도 중단해 구글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화웨이 스마트폰에 적용시킬 수 없게 했다.

중국정부는 자국 내에서 구글과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금지시켜놓은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미국의 열세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 내 애국심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실적이 시장 선점 대열에 뒤처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 미국 시장으로의 진입에 특별한 문제가 없자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TSMC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칩 생산 관련 규칙을 미국 원산지 부품소재 함량을 기존 25%에서 10%로 낮추는 것을 시도하며 수출제재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미국의 계속되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제재가 계속되자 ‘삼성전자의 제품을 살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간 스마트폰 핵심기술 선점과 관련한 갈등 속에서 삼성전자가 언급된 현재 상황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만약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해 미국 내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이 깊게 깔려있어 수입을 허용할 경우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이것이 중국에서 자체개발 서비스를 적용하고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막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반도체와 5G통신장비 등 중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국내 IT기술을 적극적으로 공급해 미중 간 양자갈등구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어부지리’로 글로벌 시장 점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삼성전자는 22일 중국에 반도체공장을 증설에 필요한 200여명의 임직원을 시안으로 파견한 상황이다.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어려워지면 상당한 부담이 된다. 현재 미국은 분쟁을 통한 선점을 목표로 제재를 가하고 있어 양자 간 합리적인 결론 도달은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가 이 시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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