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마케팅 자제령에 BC·농협·삼성 혜택 철회
우리카드만 이미 SMS 발송해 예정대로 진행…"고객과의 약속"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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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가구당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카드사 마케팅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카드사들도 고객유치 활동을 자제하고 나섰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긴급재단지원금 전체 규모인 14조3000억원 가운데 10조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소비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는 동시에 카드사 간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카드사들은 페이백이나 기프티콘 등의 마케팅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마케팅 자제를 요청하면서 카드사들은 아쉬운 상황에 놓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지자체·카드사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업무협약'에서 "11일부터 카드사들이 시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은 마케팅 과열 양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개별 카드사 현업부서에 마케팅 자제를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위기 상황에 따른 정책성 자금을 놓고 카드사들이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카드사들은 당초 계획한 마케팅을 급히 철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BC카드는 추첨을 통해 재난지원금 사용금액 100%(최대 100만 원)를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NH농협카드는 추첨을 통해 1만명에게 1만 원 상당의 SPC 모바일 상품권을 주겠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했으나 당일 철회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시 5000원 상당의 커피·편의점 상품 구매 쿠폰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가 11일 오전 해당 이벤트를 취소했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당초 문자메시지 등으로 고객들에게 마케팅 행사를 안내한 후 이를 번복해 소비자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입장이 내려와 이벤트는 현재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카드사들이 서둘러 철회하는 와중에 나홀로 이벤트를 강행하는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장기 무실적 고객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3개월 이상 우리카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기프티콘 4매, 1개월 이상 이용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기프티콘 2매를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이벤트 대상 고객에게 SMS로 해당 내용을 이미 공지한 상태라 어쩔수 없이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전에 이미 문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발송된 사항이라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이벤트 외에 추후 마케팅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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