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단둘이 만나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재계 1,2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인물인 두 사람이 단둘이서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본부장(사장), 서보신 현대차 상품담당 사장 등 그룹 경영진과 함께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 외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배석한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SDI가 개발 중인 차세대 EV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며 삼성 측과 의견을 자유롭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취지이며, 특정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방문은 아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가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파격적'이라고 평가하며, EV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를 LG화학에서 사용하고, 삼성SDI에서 구입하지 않았었다. 다만 두 회사는 서로에 대한 견제 심리로 협업은 신중한 자세를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