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보험설계사 상반된 입장…저소득FC 구조조정 우려도

사진 픽사베이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에 따라 보험설계사(FC)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노조설립이 불가능했던 FC들의 노조설립도 탄력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13일 정부와 여당은 최근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예술인'까지 넓힌 데 이어 이를 특수고용직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을 피력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FC는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개인사업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보험 모집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로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보험사 선택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프리랜서 성격도 갖고 있다.

현재 24개 생명보험사와 13개 손해보험사에서 근무하는 FC는 4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에게 고용보험이 적용되면 매년 내야 하는 고용보험료 부담만 1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이 FC들의 고용보험 가입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보험사들의 늘어나는 비용으로 인해 저소득 FC들을 대상으로한 구조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근무하는 FC가 4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근속연수가 긴 경력자들은 고용보험 가입을 원하지 않는 반면, 근속연수가 짧은 저소득 FC들은 고용보험 가입을 원하고 있어 일률적인 고용보험 도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설계사들은 대부분 고용보험 가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보험설계사노조의 FC대상 2018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FC가 산재보험, 고용보험 의무화에 찬성하며,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89%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C들은 본인의 노력에 따른 고소득(64.6%), 효율적 시간활용이 가능하다(19.1%)는 장점 때문에 설계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것으로 응답했다. 이들은 보험영업을 할 때 가장 힘든 점으로 회사의 부당한 처우(41.5%)라고 응답했으며, 보험설계사 활동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설계사에 대한 권익 향상(38.1%)과 영업활동을 위한 고객과 시장확보(36.7%)라고 응답했다.

오세중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보험사들은 FC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반대하는 상황인 만큼 FC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통해 정규직으로 인정된다면 그동안 노동자들로 인정되지 못해 노조설립이 어려웠던 노조설립도 가능해질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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