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감에 작년 7월 노조 설립…임금·단체 교섭 예정

사진 픽사베이

[일요경제 방석현 기자] 한 달간 집회를 이어오던 한국 룬드벡 노조가 사측의 사과로 인해 집회를 철회하기로 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 룬드벡 노조는 지난 한 달간(4월 22일~5월 18일) 회사가 위치한 서울 송파구의 광고문화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과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집회 이유는 지난 4월 조합원 가운데 1명이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은 이후 회사측이 이를 전 직원에게 공지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를 사측이 직원들을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는 노동탄압으로 간주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에 잘못을 저지른 조합원의 징계를 두고 징계위원회의 심의과정 중 이었는데도 사측이 조합원을 일방적으로 해고, 이를 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는 것이다.

이경수 한국 룬드백 지부장은 "조합원의 징계 여부는 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조합원을 해고하고, 이를 공지한 것은 언제든지 다른 조합원들도 해고할 수 있다는 회사의 경고이자 노동탄압으로 판단해 집회를 진행에 왔다"고 말했다.

한국 룬드백 노조는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을 일삼아온 사측의 부당한 행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전 직원 67명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54명이 노조에 가입한 것은 회사측으로부터 고용불안감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한 달간 집회를 이어온 이들은 18일 사측이 노조에게 사과하기로 한데 따라 더 이상 집회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번에 해고된 조합원은 지방노동위원회 등의 구제 신청을 통해 법률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 지부장은 "우리의 집회 이유가 조합원의 일방적인 해고에 따른 것도 있지만 사측이 이를 전 직원에 공지하며 위화감을 조성한 것이 가장 크다"며 "이와 관련 사측에서 사과하기로 했기 때문에 집회는 더 이상 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사측과 임금 및 단체 교섭이 예정돼 있는 만큼 사측이 노동탄압 등의 부당 행위를 자행할 경우 언제든지 집회를 열고 강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제약노조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가운데 노조가 설립된 곳은 사노피파스퇴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노바티스, 한국다케다제약, 한국BMS제약, 쥴릭파마코리아, 머크, 한국페링제약, 한국엘러간,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 한국애브비, 코오롱제약, 한국아스텔라스, 한국MSD, 프레지니우스메디칼케어코리아, 한국먼디파마, 갈더마코리아, 한국룬드벡 등이 있다. 지난달 자노벡스코리아 지부가 합류하면서 가입사는 21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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