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총 "포스코, 3자물류 성장저지 및 물류시장질서 혼란 초래"
포스코 "물류효율화 목적…해운업 진출 계획 없어"

19일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포스코 물류 자회사 설립 반대' 기자회견
19일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포스코 물류 자회사 설립 관련 해양산업계 합동 기자회견'

[일요경제 민다예기자]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다. 포스코는 철을 만들고 물류는 물류전문기업에 맡겨라"

포스코가 오는 7월 물류자회사 설립을 앞둔 가운데 해운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포스코는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해운물류업계는 포스코에게 설립 철회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한해총)는 19일 2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물류생태계를 파괴하는 자회사 설립을 중단하고 해운 항만업계와 함께 상생 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내 물류 업무를 통합한 법인 물류자회사 '포스코GSP(Global Smart Platform)'을 연내 출범시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포스코 외에 포스코인터내셔널, SNNC, 포스코강판 등에 나뉘어 있던 물류업무를 한 곳에 모아 그룹 내 계열사의 물류 서비스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한해총은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이 3자물류 성장을 저지하며 물류시장 질서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류업 진출은 결국 해운업 진출로 귀결 될 것이라는 견해다. 한해총은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진출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같다며 비판했다. 한해총에 따르면 기존의 포스코-해운사 계약 시스템이 물류자회사를 통한 계약으로 바뀔경우 자회사가 통행세(10%)를 가져가게 된다. 향후 철강제품 수송, 제철원료 수송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해총은 포스코 물류자회사가 설립되면 대형화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해운·항만·물류업계의 노동환경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이태하 국장은 "선원들의 일자리가 줄고 저가경쟁으로 인해 복지와 임금이 줄면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입장이 다르다.

포스코는 GSP 설립에 대해 "각 자회사 물류기능을 통합하는것 일뿐 해운물류업 진출 계획은 없다"며 "물류자회사는 그룹 내 물류 효율성과 전문성을 재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해운업계는 포스코가 결국엔 해운물류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막강해진 시장지배력으로 해운업, 항만물류업, 운송사, 화물차주에 저가의 운임을 강요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다른 대량화주인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등에도 영향을 미쳐 포스코와 같은 물류자회사를 또 설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이 해운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과거 포스코도 거양해운을 설립해 진출했지만 실패했고, 대다수 해운기업들이 자기 화물을 믿고 진출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강무현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회장은 이 날 브리핑을 통해 "뮬류효율화는 물류자회사 설립이 아니라 그룹 내부에 분산된 조직 개편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며 "포스코가 물류자회사 설립을 철회하고 해운·항만 업계와 함께 상생 화합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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