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파업 이은 경고파업 시작, 협상 결렬 시 노숙농성 예고
저임금·고강도 노동 환경 개선, 기본급 인상, 완전고용 요구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LG헬로비전 비정규직 지부가 순환파업에 이어 2차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협력사(홈서비스센터) 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임금 처우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 이행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조 측은 직접고용과 임금 처우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며, 해결되지 않을 경우 2차 경고파업에 그치지 않고 노숙농성 등 강력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희망연대노동조합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협력사 조합원들의 완전고용과 임금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2차 경고파업 일정에 돌입했다.
19일 오후 희망연대노동조합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협력사 조합원들의 완전고용과 임금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2차 경고파업 일정에 돌입했다.

19일 오후, LG헬로비전 비정규직 지부는 서울 마포구 LG헬로비전 상암동 본사 앞에서 2차 경고파업 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3월 24일 LG헬로비전의 협력사인 홈서비스센터(고객센터) 조합원들의 고용안정과 임금 처우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 내용과 관련, 사측의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당시 LG헬로비전과 희망연대노조 간에 체결한 합의문 내용에는 △협력사 조합원의 임금처우 개선 지원 △협력사 조합원의 산업안전과 근무환경이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수준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 △협력사가 변경될 경우 새로운 협력사가 조합원을 재채용, 연차휴가 등 노동조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 △협력사의 노동관계법 준수를 위한 지원과 위탁계약서 상 ‘적법운영’ 위법 시 적극 시정 및 재발방지조치 시행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원청사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목적으로 체결한 교섭 상황은 결렬됐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이승환 지부장은 "동종업계보다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시키면서 처우개선 없이 노동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가 하면, 기본급 인상에 있어서는 2년차 비정규직의 25만원 임금 인상 요구에 양보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또한 "현재 180만원 수준의 기본급을 받고 있는데 동종업계는 편의적으로 1년에 15만원 수준의 임금 인상이 있다"며 업계 처우 대비 최하위 수준임을 강조했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 지부의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
LG헬로비전 비정규직 지부의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

고층 건물 옥상 난간서 케이블 설치, 위험천만한 근무 환경

LG헬로비전 협력사 소속 홈서비스센터에서 근무했던 故김도빈 조합원(수리기사)은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의 한 건물 옥상에서 설치 작업 중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수리기사들은 인터넷 설치·수리 업무가 발생하면 정해진 30~40분 안에 이동시간을 포함해 고객의 주문을 해결해야 하는 격무가 있었다. 촉박한 시간을 다투며 고층 건물에서 고압선을 다루는 일이 노동 강도 면에서 상당한 고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천 시에도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헬로비전에서는 노조 측의 처우개선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어 노조 측의 공격적인 파업일정을 강행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유용문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협력사 조합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1년 넘게 싸워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고, 반드시 파업투쟁에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측은 또한 결의문을 통해 "임단협 쟁취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조합원 한명한명의 처우개선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사측으로부터 악재로 대우받는 것이 아니라 존중받고 인간다운 권리를 당당히 보장받는 것이 목표"라고 주장했다.

한편, 희망연대노조의 파업일정과 관련 LG헬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협력사와 노조가 대화 진행 중이며,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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