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반도체 핵심부품 얻으려면 '허가받으라' 조치
中 화웨이 좁아진 입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민한 대응해야
[일요경제 김선희 기자] 미국이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부품 조달 길을 원천봉쇄 하기로 조치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한국의 반도체 시장까지 번질 것으로 우려돼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기민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제3국까지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향후 중국으로의 반도체 공급망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 17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투자를 늘리는 등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에 내놓는 반도체 재고수량을 조절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자체 생산을 막기 위한 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되면서 또 다시 갈등이 다시 시작되자 이같은 행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向 반도체 판매, 미국 개발 제품시 "허가 받아야 가능"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에 판매되는 반도체 제품에 미국 기술이 일부라도 포함이 될 경우 반드시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선포했다. 미국 기술이 25%미만일 경우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었던 기존의 방침에 허용범위를 더욱 좁혀 제3국의 경우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허가 없이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반도체 핵심 부품이 미국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대만의 TSMC 역시 미국을 거쳐 생산하는 반도체를 화웨이로 공급하기 때문에 공급망이 줄어들수록 시장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결론이 난다.
설상가상으로 18일 일본 언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대만의 TSMC가 화웨이로부터 신규 수주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미국은 화웨이가 자체생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미국 시장으로의 진입을 시도하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했으며, 이에 중국은 '삼성전자 반도체를 사겠다'고 말해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진입로 변경을 불사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문을 굳게 걸어 잠근 미국 정부의 초강수에 중국과 화웨이는 향후 어떻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조를 이어나갈지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은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투자를 늘리는 등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안 반도체 제2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반도체 메모리 생산공장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해 중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곳이다.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 된다면 화웨이의 경우 더 높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세계 반도체 시장 대열 유지구도를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 한국에서 재고를 확보해 스마트폰 해외 수출의 포부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미 반도체 자체기술 생산을 위한 상당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결실을 맺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갈등 속에서 한국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