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화물운임 급등·의약품 수요↑…화물기 확대

화물을 적재 중인 대한항공 A330 여객기 모습(사진-연합뉴스)
화물을 적재 중인 대한항공 A330 여객기 모습(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이 여객손실을 화물 부분으로 상쇄하면서 1분기 적자를 메꿨다.

대한항공은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2조3523억원, 영업손실 5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22.7%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작년 1분기 894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6026억원으로 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대한항공의 1분기 실적 추정치를 2000억대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선방한 데는 화물 부문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 여객사업부문은 매출 1조28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7% 급감한 반면, 항공화물사업부문은 매출이 6476억원으로 0.5% 증가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돌리자는 조원태 회장의 전략이 빛을 발했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 비중은 여객매출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가운데 여객 부문 비중이 63.2%, 화물 부문 비중은 20.8%였다.

하지만 올 1분기 화물 부문 매출은 6476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크게 증가했다.

대한항공이 화물실적 비중을 늘리며 적자를 줄일 수 있었던 데는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동시에 항공화물 공급부족이 심화된 탓이다. 여객기 입국이 제한되면서 화물칸에 실어보내던 물량도 함께 막힌 것이다. 공급감소는 운임 증가로 나타났다. 글로벌 항공화물 평균운임(TAC)은 지난 2월 킬로그램당 5.63달러에서 3월 6.59달러, 4월 7.59달러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 기간 해외에서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비롯한 의약품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화물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한 몫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화물수요 대응을 위해 23대뿐이던 화물기 대신 여객기를 화물기로 가동 확대하고 화물 적재율 개선으로 전년 대비 수송실적(FTK)이 3.1% 늘었다.

대한항공은 "화물부문은 전세계적인 여객기 운항의 축소 및 중단으로 2분기까지 공급 부족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과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수익성 제고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했던 시장 전망치에 비해 16%적었다"며 "1분기 항공업종은 예상보다 선방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적항공사들은 화물 사업에서 기대 이상의 반사이익을 누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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