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모임·유가족 "제대로 된 사과 없다"
오리온 "직장 내 괴롭힘·부당지시 정황 없어"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시민단체모임이 오리온 본사를 직접 방문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갑질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민사회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방지 촉구에 나섰다.(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갑질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민사회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방지 촉구에 나섰다.(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억울한 죽음 이후 2달째 묵묵부답, 오리온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제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故 서모씨는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전해졌다. 시민사회모임은 "고인은 생전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남성 상급자들로부터 성희롱도 당했다"며 "회사는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자체 조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통보한 후 연락을 끊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희생된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마친 후, 오리온 측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업무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리온 측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도 회사와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며 "현재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서도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는 이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한 시민사회모임을 통해 유가족에게 돈을 입금하고 연락을 끊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금된 돈은 3월 급여와 사규에 정해진 본인 사망에 따른 경조금"이라며 "유족 측은 이를 위로금이나 보상금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고인이 제기한 성적인 괴롭힘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만약 회사나 관련된 직원들의 명백한 잘못이 밝혀질 경우 이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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