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61% 큰 폭 하락…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향
매출 800조원대 머물러, 매출 견인 신동력 필요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우리나라 매출 상위 50대 기업에 매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50대 기업들의 2019년 영업이익 총액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한 반면, 매출액도 900조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전면적으로 매출 하락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매출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때다. 

국내 50대 기업의 영업이익 현황(사진-한국CXO연구소)
국내 50대 기업의 영업이익 현황(사진-한국CXO연구소)

21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50대 기업 매출은 830조9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984년 34조3000억원 대비 35년간 21.6배 성장한 수치지만, 2012년 이후 매출 외형 성장 흐름으로 살펴봤을 때 다른 풀이가 나온다.

연구소는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상위 50대 그룹의 매출 성장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50대들이 2011년 이후 800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8년 동안 900조원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원 측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매출 덩치를 키워내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 줄어든 87조7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이 컸다. 두 회사에서 기록했던 2018년 영업이익만 해도 모두 64조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에는 전년 대비 75% 줄어든 점이 결정타였던 것이다.

지난해 매출 50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 중, 이전해보다 외형이 감소한 곳이 60%에 달하는 30곳이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커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건설사는 △대우건설(20.7%↓) △대림산업(20.6%↓) △GS건설(19.5%↓) 등으로 2018년 대비 2019년에 평균 20%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한 해 사이 매출이 37.2%(40.3조원→25.3조원)나 줄어들어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와 반면 HDC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기업은 매출이 성장하며 매출 상위 48위를 기록하고 50대 기업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HDC현대개발산업의 경우, 외주 주택 사업 호조 덕에 매출이 2조7935억원에서 4조2111억원으로 50.7% 증가했다. 이밖에 호텔신라(4조5677억원), LG생활건강(4조5370억원)도 각각 45위, 46위로 50대 기업에 포함됐다.

한편 신경수 대표는 “지난 해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간판급 대기업들의 매출과 영업내실은 내리막길로 진입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고 가야 하는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조차 하반기에는 생존을 위해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비용 감축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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