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당기순이익 모두 '손실' 전환
건설업계 불황 동시에 불매운동 타겟으로 지목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가스레인지와 가스보일러 등을 제작하며 '가스기구 명가'라고 불렸던 린나이코리아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46을 맞고 있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동시에 제품 경쟁력이 뒤떨어지면서 타격을 입는 것으로 보인다.

린나이코리아가 지속된 매출과 영업이익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린나이코리아)
린나이코리아가 지속된 매출과 영업이익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린나이코리아)

영업익 101억 손실, 당기순이익도 73억 적자

21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린나이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린나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손실로 돌아섰다. 2018년까지만 해도 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0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영업이익과 함께 손실로 전환되며, 73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까지만 해도 린나이코리아의 당기순이익은 20억원에 달했다.

그결과 매출 하락은 당연스럽게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3116억원으로, 전년 3605억원 대비 488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인한 여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수 년째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는 건설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일러 제조사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제 악재는 보일러 업계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매출 급감은 곧 린나이코리아가 시장점유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린나이코리아가 가장 내세우고 있는 가스레인지 시장에서도, 이전만 해도 40%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SK매직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다른 주력 상품인 가스보일러 사업도 마찬가지다. 귀뚜라미, 경동 등 동종업계가 친환경적인 보일러 등을 발빠르게 내놓으면서 경쟁사에 물량을 빼앗기고 있다. 이를 위해 린나이코리아는 올해 환경인증에 만족하는 친환경콘덴싱보일러 출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쟁사들의 입지를 따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日 기업 소식에 소비자 '발끈'

린나이코리아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가 발표한 일본제품 불매운동 명단에 린나이가 오른 것이다. 

린나이(リンナイ, Rinnai)는 1950년 설립된 일본의 대표적 토종 가스기기 업체이다. 실제로 린나이코리아 지분율은 일본 린나이코퍼레이션이 97.7%, 린나이홀딩스가 2.3%로 구성돼 있어 일본기업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린나이코리아의 수익이 일본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그동안 가스보일러 기업 중 대표기업으로 손꼽혀왔지만, 일본기업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반발감을 일으켰었다. 당시 누리꾼들은 "린나이코리아가 일본기업이었다니", "우리가 그동안 일본 먹여 살렸던거냐" 등의 반발감을 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린나이코리아는 2017년 초 공식 홈페이지에 회사 위치를 소개하는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도 드러나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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