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롸버트치킨'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 인터뷰
로봇 2대로 치킨시장 도전...'1인 운영' 가능한 요식업 목표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롸버트치킨은 치킨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기존 치킨집과는 다르다. 매장에 홀은 없고 기계들만 놓여있기 때문이다. 치킨 주문도 입구 앞에 있는 무인 키오스크에서 받는다. 치킨 주문과 동시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의문의 기계들. 롸버트치킨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를 직접 만나 봤다. 

로봇이 직접 튀긴 치킨을 판매하는 '롸버트치킨'. 롸버트치킨은 로봇 두 대로 닭 반죽부터 튀기는 과정을 모두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화제인 요즘, 로봇으로 만든 롸버트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로봇이 직접 튀긴 치킨을 판매하는 '롸버트치킨'. 롸버트치킨은 로봇 두 대로 닭 반죽부터 튀기는 과정을 모두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화제인 요즘, 로봇으로 만든 롸버트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롸버트치킨은, 바로 로봇이 치킨을 튀겨주는 곳이다. 입구에서 주문이 입력되면 매장 안 로봇 한 대는 숙성된 닭에 튀김 옷을 입힌다. 이리 저리 닭을 돌려가며 반죽 옷을 입힌 후에는 튀김 전용 로봇으로 전달된다. 입력된 시간에 따라 중간중간 튀김기를 흔들며 바삭함을 더 해주기도 한다. 이후 주문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닭은 바삭바삭한 튀김 옷을 입은 치킨으로 재탄생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롸버트치킨은 밀려오는 주문으로 정신이 없다. 사람의 손은 개입되지 않고 오로지 로봇이 청결하게 치킨을 만든다는 점에서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전 세계에서 로봇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요식업계에서 로봇 투입은 낯설기만 하다. 코로나19로 커피 로봇, 서빙 로봇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닭까지 튀겨주는 로봇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튀겨진 닭을 양념에 버무리고 있는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사진-로보아르테 제공)
튀겨진 닭을 양념에 버무리고 있는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사진-로보아르테 제공)

로봇이 음식 만드는 세상, 꿈을 현실로…해외 각국 다니며 연구

이가운데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는 요식업의 중심인 치킨시장에 로봇을 들고 발을 내딛었다. 강지영 대표는 사실 증권사와 패스트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에서 근무하던 투자전문가였다. 그러다 우연히 미국 보스턴에 있는 로봇 식당 '스파이스'의 관한 기사를 읽고난 후, 어릴 적 로봇이 음식을 만들면 어떨까 꿈꿨던 생각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흔히 어렸을 때 미래에는 로봇이 음식을 만드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어요. 아직 내가 꿈꾸던 미래가 오진 않았지만, 그 미래가 다가오기 위해 저와 같이 노력하는 회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내가 직접 해보자'라는 결심에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로봇 요식업 스타트업에 뛰어들게 시작했어요."

꿈을 현실화 하기란 첫 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함께 연구하며 투자할 팀원을 구성했지만 로봇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그에게는 모든 것이 어려웠다.

"팀원 3명이서 무작정 중국으로 갔어요. 중국에 가서 직접 로봇과 관련된 박람회에도 참여하고 어떻게 하면 저렴한 가격에 높은 기술의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세계 각국의 로봇 음식점도 방문했었죠. 그 때 내린 결정은 '아무리 로봇으로 만들어도 맛이 없으면 안 먹는다'였어요."

치킨시장으로 목표를 정했지만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맛'이 뒷받침을 해줘야했다. 치킨을 좋아했던 강 대표였지만 치킨 양념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튀겨야 튀김이 바삭해지는지는 몰랐었다.

"롸버트치킨만의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직접 치킨 메뉴 개발 전문가에게 요청했어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도 하고 그 과정에서 맛 없다는 혹평도 과감없이 들으면서 시행착오 끝에 롸버트치킨의 대표메뉴를 만들어냈죠."

롸버트치킨의 후추치킨과 후라이드치킨. 로봇이 튀긴 치킨이지만 일반 치킨 프랜차이즈와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을 정도다.
롸버트치킨의 후추치킨과 후라이드치킨. 로봇이 튀긴 치킨이지만 일반 치킨 프랜차이즈와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을 정도다.

향후 치킨 외 요식업에 도전…'요리봇' 1인자 목표

그 노력의 결과가 롸버트치킨의 대표작 '후추치킨'이다. 지금 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후추치킨을 출시하고 있지만, 롸버트치킨만의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 한 후추치킨은 바삭한 튀김에 달콤 매콤한 맛이 고객들에게 중독성을 일으킨다.

아직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로보아르테는 롸버트치킨 1호점에 이어 2호점도 준비 중이다. 특히 로보아르테는 '1인이 운영할 수 있는 치킨집'을 목표로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

"롸버트치킨의 장점은 점주가 편하다는 것이에요. 반죽을 저어주거나 튀기는 과정을 모두 로봇이 하기 때문에 점주는 손질된 닭만 넣어주면 되는거죠. 한 번에 최대 4마리까지 동시에 튀길 수 있어 인건비는 물론 재료비 등도 줄일 수 있어 고객들에게 질 높은 치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로보아르테는 치킨시장에 이어 요식업 전반적에 도전할 계획이다. 

"치킨 말고 다른 분야의 음식도 로봇으로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피자와 쌀국수 등 로봇으로 음식을 만드는 시장을 확산하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