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회장, 지난 3월 오뚜기라면 지분 7% 매각
일감몰아주기 꾸준히 질타…오뚜기 "지분 정리 차원"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갓뚜기'라고 불리는 오뚜기의 함영준 회장이 오뚜기라면과 얽힌 내부거래를 정리하고 있다. 함 회장은 지난 3월 자신의 오뚜기라면 지분 7%를 매각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이 중견기업 부당내부거래를 정조준한 것을 의식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오뚜기라면 보유 지분을 7% 매각한 가운데, 이를 두고 공정위의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오뚜기라면 보유 지분을 7% 매각한 가운데, 이를 두고 공정위의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오뚜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오뚜기는 지난 3월 말 함영준 회장의 오뚜기라면 주식 7만5890주를 주당 30만4000원에 취득했다. 총 230억7056만원 규모다. 이에 함 회장의 오뚜기라면 지분은 32.18%에서 24.7%로 떨어졌다. 

오뚜기라면은 라면과 식용류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으로,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대표 사례로 꼽혀왔다. 오뚜기라면 내부거래 비중이 10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차례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렸었지만 오뚜기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아님으로 규제 대상 명단에 오르지 않았었다.

그러다 공정위가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오뚜기에도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함 회장의 지분 매각 움직임이 공정위의 칼날을 피한 것 아니냐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10월 CEO조찬 간담회에서 "(대기업보다) 5조원 미만의 기업집단에서 사익편취 내지는 일감몰아주기, 부당한 내부지원이 더 많이 늘어난다"며 "5조원 미만의 기업집단에 대해 과거보다 많은 자료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부당한 내부지원이 있을 경우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한 경제개혁연구소 역시 201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오뚜기를 포함한 동원, 넥센, 풍산 등 30개 중견그룹의 부당한 내부거래 내용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분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오뚜기는 올해 1분기에서 6455억원의 매출과 5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8.1%, 8.3% 상승한 수치다. 매출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내 매출은 5896억원, 해외 매출은 558억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집밥, 혼밥 등 식생활에 변화가 생기면서 라면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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