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8000억대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69표차
"삼성물산 마음에 든다"vs"대우건설 아쉽다" 엇갈리는 의견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시작부터 초박빙을 다퉜던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수주전이 삼성물산의 승리로 끝났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사업권까지 따내며 반포일대를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손에 쥐었다. 사진은 반포3주구에 설치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현수막
삼성물산이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손에 쥐었다. 사진은 반포3주구에 설치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현수막

아파트 곳곳서 재건축 '기대감' 나타나

지난 주말,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으로 뜨거운 주말을 보냈다. 1일 아파트 곳곳에는 여전히 그 열기가 느껴지듯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삼성물산은 승리를 알리며 "반포3주구 조합원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빠른 사업 추진! 최고의 랜드마크!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문구를 담아 현수막을 내걸었다.

대우건설은 "보내주신 사랑 잊지 않겠다"며 "반포3주구의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진심으로 기원하겠다"며 현수막을 걸어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2차 합동설명회와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는 3주구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참석했다. 투표 결과 △삼성물산은 686표 △대우건설은 617표로 69표의 간발의 차로 삼성물산이 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시공사 선정 이틀이 지난 오늘, 반포3주구 안에서는 주민들을 통해 설레임이 느껴졌다. 주민 김성자(가명) 씨는 "젊었을 때 결혼하고 여기서 38년을 살았는데 새롭게 재건축 된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하루빨리 아파트가 완공돼 가족들과 래미안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자 한다"고 기쁜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실 반포3주구 재건축 얘기가 이전부터 나왔지만 너무 늦어져서 아쉽다"며 "삼성물산이 멋지게 아파트를 세워주길 바란다"고 부푼 마음을 드러냈다.

삼성물산이 선정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이경선(가명) 씨는 "대우건설이 선정되길 바랐다"며 "삼성물산이 반포일대를 재건축하게 돼 독점적으로 진행하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으로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모두 관심을 귀기울이고 있다. 다만 반포3주구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언제 집을 내놓고 이사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아파트 값이 어떻게 변화될 지는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삼성물산이 수주하는 3주구 조감도(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수주하는 3주구 조감도(사진-삼성물산)

공사비만 8000억대…반포일대 '래미안 타운'

삼성물산은 재건축을 통해 기존 1490가구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3층, 지상35층 17개동 아파트 2091가구로 변신할 계획이다. 공사비만 총 8087억원으로 올 상반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혔다.

삼성물산은 이번 반포3주구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100% 준공 후 분양'이라는 초강수를 내걸었다. 공사에 필요한 일체의 자금 조달을 삼성물산이 책임져,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대다수 건설사들이 첫 삽을 뜰 때 선분양을 진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인 만큼 대규모 사업비를 저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분양은 분양수익을 높인다는 효과가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2021년 착공 때 선분양하면 분양가는 3.3㎡당 평균 4000만원 초반을 예상하지만 2024년 준공 후 분양하면 3.3㎡당 최고 51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다. 조합원의 분양수익 총액이 선분양보다 약 2500억원 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수주에 성공한 신반포15차에 이어 올해 분양을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 기존에 신반포에 건설한 '래미안퍼스트지'를 통해 반포 일대를 모두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하여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준비하고 약속한 사항은 반드시 지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돋보이는 아파트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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