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진 대표, 팀장급으로 이동…정현석 신임대표 선임
전직원에 '구조조정' 예고 메일 오발송 여파인 듯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두달 전, 구조조정 예고 내용의 메일을 전 직원에게 실수로 발송하며 곤혹을 치른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대표가 결국 교체됐다. 지난해 12월 대표로 연임된 지 6개월 만에 과감한 인사이동이 이뤄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메일 논란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전 직원에게 구조조정 관련 메일을 보내며 논란을 빚었던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교체됐다.
유니클로의 전 직원에게 구조조정 관련 메일을 보내며 논란을 빚었던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교체됐다.

2일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임원 및 간부사원 수시인사를 통해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쇼핑HQ 기획전략본부 A 프로젝트 팀장직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배 전 대표의 자리에는 정현석 롯데쇼핑 상무를 선임했다. 정 대표는 2000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중동점장, 롯데몰 동부산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앞서 배우진 대표는 지난 4월 인사부문장에게 보내고자 했던 메일을 전 직원에게 실수로 발송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메일에는 구조조정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메일에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했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 등의 인력개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당시 에프알엘코리아는 공식 입장을 통해 "개인적인 실수"라며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강력 부인했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배 대표의 사임에 해당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배 전 대표의 사임은 이사회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의 연매출(8월 결산법인)은 1조3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성장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85%와 90%씩 급감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이 일본패스트리테일링사와 지분 49대 51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로, 일본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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