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다품종 비규격화 대량배송 구조로 물류자동화 어려워
이마트 물류센터, 자동화장비로 감염으로부터 안전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쿠팡물류센터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자동화 시스템 도입 비중이 높은 물류센터일수록 감염 위험성이 낮다는 제언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연구소는 1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쿠팡과 마켓컬리, 이마트는 각기 다른 상품과 매출 구조 및 사업환경에 따라 다른 물류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마트는 근무자 집합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물류센터에서는 집하→풀어놓기(Unpacking)→분류→보관→집품(Picking)→포장(Packing)→출하의 과정을 거쳐 상품이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쿠팡과 이마트의 경우 분류, 집품, 포장 단계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쿠팡의 재고관리코드(SKU)는 500만개에 달하며, 하루 300만개 이상 상품이 출고된다. 취급하는 상품이 많고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물류시스템을 규격화하기 힘들다. 쿠팡의 집품 방식인 '랜덤 스토우(Random Stow)' 방식은 사람이 돌아다니면서 상품을 집는 방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의 경우 입고와 분류, 집품, 포장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가 유난히 많다"며 "이 같은 다품종 비규격화 대량 배송은 구조적으로 자동화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는 약 1600여명이 근무하며 일용직 아르바이트 비중이 상당히 높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마켓컬리의 경우 SKU 1만개, 하루 평균 출고량은 6만3000개 수준이다. SKU가 식품에 집중돼 있고 패키지 크기가 비교적 일정하지만, 밤 11시쯤 주문이 몰려 자동화 시스템인 DPS(Digital Picking System)보다는 여러 사람이 붙어 집품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회사 측 설명이다. 벤처 기업으로서 자동화 시스템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인력이 활용되고 있다.

반면 이마트몰 김포 물류센터는 DPS와 자동화로 인력을 최소화했다. SKU는 2만개로, 식품 비중이 80%로 마켓컬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상품의 종류와 크기, 모양이 한정돼 있다. 이마트몰은 작업자가 물건을 피킹하지 않고 자동화 장비가 작업자에게 상품을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320여대의 고속 셔틀과 16대 대형 크레인이 상품 재고를 관리한다.

쿠팡 작업자가 물류센터를 돌아다니면서 집품할 때 이마트 물류센터 작업자는 고정된 자리에서 자동화 장비가 가져다 주는 상품을 처리한다. 쿠팡과 달리 풀어놓기 이후 분류, 포장까지 이 장비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인력이 거의 없다.

박 연구원은 "쿠팡과 마켓컬리는 동일 규모당 이마트 대비 3~4배 인력이 필요하며 물류센터 안에서 집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은편"이라며 "근무자 집합도 측면에서 이마트 물류센터가 상대적으로 감염에서 안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 중단에 함부로 이마트의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한달 정도 지나도 이마트 물류센터에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 그리고 실제로 쓱닷컴 수치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사이익 기대감을 높여도 될 듯 하다"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정오 기준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집단발생과 관련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총 117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1명이 나왔던 마켓컬리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안 나와 물류센터가 재가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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