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안산점·대구점·둔산점 매각…1천명 직원들 '당혹'
홈플러스 "유동성 리스크 최소화 방안, 확정된 것 없다"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안산점과 둔산점, 대구점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노동조합이 이를 밀실매각이라며 강하게 규탄에 나섰다. 특히 실적이 높은 매점도 포함돼 직원들의 반발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이 3일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이 3일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위원장 주재현)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위원장 이종성)은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안산점과 둔산점, 대구점 등 3개 매장이 매각이 진행된다는 것에 따른 차원이다. MBK가 추진하는 매각은 통상적으로 이들이 해오던 매각 후 재임대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폐점을 전제로 추진한 후 그 자리에 10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이 세워질 계획이다.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전 국민이 고용위기에 처한 가운데, MBK가 고용안정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노조는 대량실업을 양산하는 매각을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3개 매장에는 수천명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기에 폐점이 진행될 경우 고용위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김규순 홈플러스지부 안산지회장은 "10년 이상 근무하며 홈플러스를 성장시켰는데 갑자기 폐점한다고 들었다"며 "회사는 매각 정보를 숨기고 직원들의 희생만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노조 측은 "흑자매장의 영업을 포기하고 폐점하는 것은 MBK의 마트산업 포기선언과 다름없다"며 "매각 1순위로 추진 중인 안산점은 직영직원수 전체 2위, 매출순위도 1등짜리 알짜매장이다. 이런 매장을 폐점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실익도 없는 자해행위"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MBK가 홈플러스 이익으로 배당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홈플러스 당기순이익은 7332억원이었으나 MBK는 동기간 배당금으로 1조2130억원을 챙겼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배당금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배당액'은 홈플러스홀딩스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연 214억원 정도 규모이며 이마저도 MBK 파트너스가 아닌 국내 연기금 등 우선투자자들에게 집행된다"며 "책임 GP인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로부터 배당 받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측은 노조의 기자회견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현재 임금단체협상 기간이며 매년 노조는 임단협 기간에 대주주의 '매각'이나 '투자회수'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생존의 위기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노조는 현재 18.5% 임금인상에 상여금 300%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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