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준법위-삼성 내부 관계 속 부담 적지 않았을 것"
준법위 위원직 2명 공석…후임 인선 '주목'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삼성전자를 넘어 삼성그룹의 대표 얼굴로 자리잡은 이인용 대외업무(CR) 담당 사장이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위원직에서 사임했다. 3개월 만에 돌연 사임이 이뤄지면서, 그 배경과 후임 인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준법위의 유일한 삼성 내부 인사였던 이인용 대외업무 담당 사장이 3개월 만에 사임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준법위의 유일한 삼성 내부 인사였던 이인용 대외업무 담당 사장이 3개월 만에 사임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삼성준법위)는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를 통해 이인용 위원의 사임 소식을 발표했다. 이인용 위원은 "삼성전자의 CR 담당으로 최근 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회사가 사회 각계와 소통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 사임에 이르게 됐다"고 사임 배경을 전했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출범한 삼성준법위 구성원 중 유일하게 삼성 내부 관계자로 준법위와 삼성 간의 의견을 소통하는데 적임자였던 인물이다. 그는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역할을 담당하며 삼성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였다. 실제로 김지형 삼성준법위원장도 출범 당시 이 사장을 위원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11년간 삼성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많은 논의를 나눈 경험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이 3개월 만에 사임 결정을 한 것에는 적지 않은 이유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이 삼성준법위의 요구사항에 따라 적극 수용하며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삼성준법위가 추진하는 업무들 가운데 유일하게 내부 인사였던 이 사장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준법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 요구로 출범한 독립기구로,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조 문제에 대한 사과 등을 추진해왔다. 

이에 삼성준법위는 2월 5일 출범한 후 4달 만에 구성원이 2명이나 줄어들어 앞으로 후임 인선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민단체를 대표할 인물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선임됐지만 지난 3월 사임한 이후, 아직 그 자리를 메꾸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준법위는 이 사장의 후임 절차는 차질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권 대표의 자리는 시민사회를 대표할 인물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검증 절차에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사장의 후임자는 삼성 내부에서 추전할 수 있어 시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준법위는 "후임 위원 선임 절차가 조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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