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사주일가 탈루혐의 포착 후 세무조사 착수
대재산가 24명…총 102억원 상당 고가 슈퍼카 보유

국세청이 사주일가가 회사 자금으로 슈퍼카를 구매하고 콘도를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대재산가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사진-연합뉴스)
국세청이 사주일가가 회사 자금으로 슈퍼카를 구매하고 콘도를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대재산가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사진-연합뉴스)

#유명 프랜차이즈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80대 후반의 부모와 자신의 배우자, 자녀를 임직원 명의로 허위 등록한 후 5년간 약 45억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녀가 해외유학을 할 때 인근 지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자녀를 임원으로 명의를 올려놓은 채 현지법인에 외환을 송금해 자녀의 유학비용과 고급주택 임차비용 등 해외체재비에 사용했다.

#최근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회사를 운영 중인 B씨는 회사 명의로 13억원 상당의 초고가 스포츠카 2대를 취득했다. 전업주부인 자신의 배우자와 대학생 자녀에게도 개인 자가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회사 명의로 강남 소재 최고급 아파트에 약 80억원 상당을 취득해 가족 주거용으로 사용했다. 

B씨의 배우자와 자녀는 법인카드로 명품백을 구입하고 고급 유흥업소를 출입하면서 스포츠카와 명품백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과시했다. 결국 B씨는 주식 명의신탁 및 우회증여, 가공원가 계상을 통한 회사자금 유출 등 다수의 탈루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사주일가가 회사 자금으로 슈퍼카 등을 사들인 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포착하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국세청, 대자산가 24명 집중 세무조사 실시

국세청은 8일 탈루혐의가 포착된 보유재산이 1000억원대인 대재산가 24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24명의 대재산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평균 재산은 1642억원으로 금융자산 52억원, 부동산 66억원, 주식 1344억원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전업주부인 배우자와 해외 유학 중인 자녀, 고령의 노모 등의 신분을 임직원으로 속이며 1인당 평균 21억원에 달하는 고액을 챙겼다. 24명 중 9명은 법인 명의로 41대의 고가 슈퍼카를 총 102억원 상당을 가지고 있었다. 

국세청은 "최근 슈퍼카를 법인이 보유하는 비중이 증가해 사적 사용·탈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영국 등은 업무차량의 출퇴근 이용도 사적 사용으로 간주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위장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매출 누락으로 회사자금 유출, 페이퍼컴퍼티를 이용한 변칙 증여 등 편법으로 기업의 이익을 편취한 것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실제로 국세청이 4년간 법인 세무조사를 분석한 결과, 근무하지 않은 가족 등에 1억원 이상 급여 지급이나 고가차 사적 유용이 적발된 세무조사 평균 추징세액이 일반 세무조사 때 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00억~500억원의 평균 추징세액은 3억2000만원인 반면 적발업체는 평균 7억8000만원으로 더 컸으며, 5000억원 이상은 평균 추징세액 143억2000만원에 비해 적발업체 평균은 443억6000만원으로 3배 이상 많았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 과정에서 증빙자료의 조작, 차명계좌의 이용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하되, 회사 이익 편취 등 반사회적 탈세행위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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