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협회 민원건수 금감원보다 5000건 적게 공시
금소연 "보험사 공시 검증절차 마련해야"

[일요경제 이지현 기자] 보험회사들의 민원건수 축소로 보험협회가 집계한 통계와 금감원의 민원건수에 큰 차이를 보였다. 생명보험회사들의 민원은 자율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으며, 검증을 거치지 않고 공시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선 민원건수에 대한 부정확한 통계가 소비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금융소비자연맹(KFCF·금소연)은 "생명보험협회(KLIA·생보협회)의 소비자정보 기타공시의 회사별 대외 민원발생건수가 금융감독원 접수 민원건수보다 매우 적어 생명보험회사들이 민원발생 건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 임의로 공시하는 민원건수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민원건수가 공시될 수 있도록 검증절차를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금소연에 따르면 2019년 생보협회 민원건수 공시자료는 1만5001건으로 집계됐으나 지난 4월 21일 금감원에서 발표한 '2019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서 민원건수는 2만338건으로 무려 5337건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생보협회는 "금감원을 포함한 유관기관에서 집계하는 민원건수는 자체 해결이 가능해 보험사에 이첩하지 않은 채 처리한 민원건수가 포함된 반면, 생보사는 유관 감독기관으로부터 이첩받은 민원에 대해서만 확인할 수 있어 해당 기관들의 집계보다 민원건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금감원의 공시자료와 보험사들의 민원건수가 다름을 인정했다.

이에 금소연은 "보험회사는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을 대외민원건수 통계에 산입하지 않아 의도적인 누락이고, 금감원뿐만 아니라 청와대, 소비자원, 국민권익위, 소비자 단체 등의 수많은 대외기관으로도 접수도 포함해야한다"며 "생보협회는 민원건수 축소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생보협회의 민원건수는 검증절차가 없이 공시돼 보험사와 보험협회가 임의로 통계 숫자를 확대 또는 축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며 결국 소비자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소연 배홍 보험국장은 "생보협회 소비자 공시실의 통계 수치가 검증되지 않은 채 불투명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선택정보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며 "금감원은 투명하고 정확하게 정보 공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시정 조치와 필요한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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