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입장 전달
계약상 종결기한 연장에는 공감 회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재검토하면서 인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늘면서 인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9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 계약 체결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중대한 부정적 영향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인수체결일이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는 당시와 비교해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분기 말 부채비율은 작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 총계는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시아나가 HDC와 사전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 계열사에 대해 1400억원을 지원한 점 등을 언급하며 신뢰성 문제를 지적했다.

HDC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난 4월 이후 아시아나의 정확한 재무상태 및 전망, 기준 재무제표상 재무상태 등 중요한 자료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충분한 공식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HDC는 작년 12월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아시아나 인수에 나섰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를 3228억원에 사들이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의 계약이었다. HDC와 금호산업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후인 오는 27일까지 거래를 마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4월 7일로 예정된 1차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됐으며 구주 인수일도 미뤄졌다.

다만 그동안 제기돼 왔던 인수포기설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히고,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HDC는 인수와 관련한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서 주식인수계약의 종결기한(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HDC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협의 요구에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오후 15시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은 전 거래일보다 1150원(5.42%↑)오른 22,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