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일감 떼어주기 수혜법인 등 4214곳
"편법으로 富 이전, 지속적 검증 강화"

# A수혜법인의 지배주주는 ○○그룹의 사주 B와 친인척 관계로 수혜법인은 사주 B가 차명으로 보유한 계열사 C에 대부분 매출을 이끌고 있다. 계열사 C는 사주 B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특수관계법인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차명지배를 통해 과세회피 후 무신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일감몰아주기로 판단해 증여세를 과세했다.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국세청은 지난해 특수관계법인이 일감을 몰아주어 이익을 받은 지배주주 등과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아 이익을 낸 지배주주에게 이달 30일까지 증여세를 신고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법인세 신고기한이 연장된 경우, 증여세 신고기한도 늦춰지기 때문에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일감몰아주기 구조(자료-국세청)
일감몰아주기 구조(자료-국세청)

국세청은 16일 법인세 신고내역을 분석해 일감몰아주기·일감떼어주기 증여세 과세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증자와 수혜법인에게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경우, 주주 2615명과 이들의 신고를 도와줄 수 있는 1456개 수혜법인에게 신고를 안내했다. 일감떼어주기는 지난해 사업기회를 제공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143개 수혜법인에게 안내문을 전달했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자녀 등이 지배주주로 있는 법인에게 특수관계법인이 일감을 몰아주고 그 자녀 등이 얻게 된 간접적인 이익을 증여로 의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감떼어주기는 자녀 등이 지배주주로 있는 법인에게 특수관계법인이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세청은 사업기회로 얻게 된 수혜법인의 영업이익으로 자녀 등이 취한 간접적인 수익을 증여로 의제해 과세한다.

일감떼어주기 구조(자료-국세청)
일감떼어주기 구조(자료-국세청)

일감몰아주기와 일감떼어주기의 과세요건은 각각 다르다. 일감몰아주기 조건은 △수혜법인의 세후 영업이익이 있다 △수혜법인 사업연도 매출액 중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에 대한 매출액 비율이 30% 초과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및 그 친척의 직간접 보유지분율이 3%를 초과 등 사항이다.

일감떼어주기 과세조건은 △수혜법인이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고 해당 부분의 영업이익이 있는 것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유비율의 합계가 30% 이상인 것 등이다.

"공정 탈세, 끝까지 추적할 것"

국세청은 납세자들이 더 쉽고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이번 신고기간 중에 각 세무처에 전담직원을 지정했다. 국세청 누리집을 통해 신고안내 책자와 신고서 작성요령과 주요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신고 대상자는 신고서를 작성해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우편으로 발송하거나 직접 방문해 제출 가능하다. 신고기한까지 증여세를 신고하는 경우, 산출세액의 3%에 해당하는 신고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코로나19로 법인세 신고기한이 연장된 법인은 이번 일감몰아주기와 일감떼어주기 증여세 신고기한도 연장됨으로 확인 후 신고해야 한다.

국세청은 엄중 조사에 나갈 것을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불공정 탈세에는 엄정히 대응해 탈루된 세금을 끝까지 추적, 과세해 나갈 것"이라며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를 통해 편법으로 부를 이전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