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1400명보다 많은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이건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존 정규직 1400명보다 많은 1900명의 보안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히자 '역차별'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 A씨는 "알바(아르바이트)처럼 기간제로 뽑힌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고 있다"며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했다.

A씨는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며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며 역차별을 꼬집었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는 높은 고용안정성으로 2018년부터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A씨는 "이번 전환자 중에는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사람도 많으며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취업했는데 이건 평등이 아니다"라며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30일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9785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번 정규직 전환을 통해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는 공사가 직접고용하게 된다. 또한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은 인천공항공사가 100% 출자한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가 직고용하는 인원은 2143명이다. 나머지 7642명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들이 공사 정직원이 되면 현재 공사 정규직 규모인 1400여명보다 많은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 중 논란이 되는 보안검색원 1902명은 원래 협력업체 소속으로, 특수경비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사 직고용이 아닌 별도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 설립으로 정규직화 할 계획이었다. 보안검색원이 직고용될 경우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원 신분이 해제되기 때문에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해 특수경비원 해제에 따른 공항 방호체계의 공백을 막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측은 보안검색원 신분을 청원경찰로 전환해 직고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청원경찰은 필요시 무기를 소지할 수 있어 방호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법적 측면에서 특수경비원과 거의 동일해 보안검색 요원을 직고용하더라도 현재 수준의 방호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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