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이수일 각자 대표체제서 단독대표로
한국타이어 영업이익 3년째 하락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사진-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코로나19 로 인한 실적악화 속 오너리스크로 인한 대표이사 사임으로 겹악재를 맞고 있는 가운데 사임으로 리스크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24일 한국타이어는 전날 공시를 통해 조현범·이수일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수일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조현범 대표이사 사임과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은 "조현범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말을 아꼈다. 조 전 대표는 한국타이어 사내이사직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9.31%, 한국타이어 2.07% 지분은 유지하고 있어 대표이사 자리에서만 물러나는 것이다.

앞서 조 전 대표는 지난 4월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 부과를 선고받았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조 대표는 지난 3월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석방됐다.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만큼 앞으로도 불구속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조 전 대표가 항소를 앞두고 충분한 소명과 2심 재판을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조 전 대표가 지난해 말 배임수재와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되면서 상당기간 오너리스크에 시달려 왔다.

조 전 대표는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최고운영책임자와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한국타이어 실적은 조현범 대표 체제(2018년 3월~)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그렸다. 조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1분기 2322억 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2018년 1848억 원, 2019년 1406억 원, 2020년 105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조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대비 54.3%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이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과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 등을 부진 이유로 들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둔화 등 타이어 수요 급감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는 1년 전 교체한 사명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 해 5월8일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의 사명을 변경했다. '한국(Hankook)'을 반영한 통합 브랜드 체계를 구축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목표로 했다.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주요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한국테크놀로지라는 사명을 가진 회사가 이미 존재해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타이어 측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지난 해 11월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 손을 들어줬다. 지난 5월 15일 한국테크놀로지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은 결정문을 통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표시된 간판, 거래 서류, 선전광고물, 사업계획서, 명함, 책자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최근 법원에서 인용된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면서도 불복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이의신청을 포함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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