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김태승 교수

인하대 김태승 교수 <사진:유튜브 철도노동자채널 강연내용 캡쳐>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철도산업은 현재 수익으로 철도가 안고 있는 부채의 이자조차도 못 갚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철도 물류 발전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대륙철도연결'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대륙철도 연결로, 대량의 신규 화물수송수요를 발생시켜 경제적 수송거리를 확보할 경우 침체된 국내 철도물류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륙철도의 환상과 현실, 대륙으로 연결하기 위한 철도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김태승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국내 철도산업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부진한 원인과 개선방향은?

국내 철도산업에서 화물수송은 다른 수송수단에 비해 절대적으로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2001년 4500만톤 내외에서 현재는 3000만톤 내외로 축소됐다.

이러한 철도물류 부진사유는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남한의 철도네트워크만으로는 경제적 철도화물수송거리 달성이 곤란하다. 항만, 산업단지 등 중요 화물 수송 거점과의 철도 연결도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석탄, 석회석, 시멘트 등 전통적인 철도화물수송 대상 산업이 쇠퇴하면서 철도 물량이 크게 줄었다. 승객 수송 중심의 철도운영방식도 부진한 사유다.

하지만 대륙철도 연결로, 대량의 신규 화물수송수요를 발생시켜 경제적 수송거리를 확보할 경우 침체된 국내 철도물류의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륙철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철도는 동북아 지역 내 교역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타 대륙 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육로 교통수단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북쪽은 북한으로 인해 단절돼 있다. 따라서 무역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인적, 물적 국제교류 통로의 확대가 절실하지만 육로를 통한 교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국제 교류의 60%이상이 대륙으로 연결되는 국가임에도 승객은 항공, 화물은 해운으로만 운송이 가능한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대륙과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TSR/TCR 연결로 국내 화물 수요는 어떻게 변화할지

유럽의 무역화물 수송 통계와 한국-대륙 간 무역화물 규모 추정에 근거할 때, 대륙철도 연결에 따른 물동량 증가량은 2035년 기준 3600만톤~7200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TSR(시베리아 횡단철도)과 TCR(중국 횡단철도)을 통해 유럽지역과 수송되는 화물은 최대 900~1800만톤 수준이고, 나머지는 남북교역 혹은 중국과의 수출입 화물 물량이 될 것이다. 이는 현재 국내 철도화물수송량과 비교해 100~200% 정도 증가된 수치다.

하지만 TSR/TCR의 장거리 화물 수송 수요는 기존 국내 철도 화물수송량의 30~60%가 증가되는 수준이라는 점과 현재 부산항에서 주로 처리되는 해운물동량의 철도전환을 위해서는 상당한 인프라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반드시 인식해야한다.

대륙철도에 대한 잘못된 환상과 앞으로의 전망은?

대륙철도가 연결되면 철도를 통해 수많은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환상이 있는데 이를 버려야 한다. 서울~베이징 구간을 예를 들면 고속철로 최소 7시간이고 항공으로는 2시간 이내다. 북한지역 국제승객 수송수요는 순안공항 국제선 승객이 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다. 남한~중국 간 관광수요 및 동북3성과의 일부 비즈니스 수요가 승객 수요의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중단기적으로는 대륙철도의 시작은 승객이 아니라 화물이라는 관점에서 연결될 철도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향후 철도산업의 과제는?

대륙철도 연결은 당위가 아니라 경제적 현실이기 때문에 환상과 희망에 휩쌓이지 않은 정밀한 수요 측정이 필요하다. 승객수송, 화물수송 중에서 어떤것에 우선하는게 아니라 이중투자를 막을 방법을 찾아 정확한 수요와 공급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한반도 철도는 단일 주체로서 건설 및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지역 철도망 투자와 운영을 남북 협력을 통해 단일 주체를 통해 추진하고 남한철도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할지 우선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륙철도 연결시기는 정치적 판단과 경제적 판단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지금은 TSR을 위한 동해안철도, TCR을 위한 경의선 철도, 기타 북한지역 철도 네트워크의 형성 등을 위한 노선별 추진 시기에 대해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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