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에 지분을 넘기며 받기로 한 매각대금 410억원을 회사에 모두 귀속시켜 체불임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스타항공은 29일 오후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날 기자 회견은 이 의원을 대신해 김유상 전무가 입장을 밝혔으며, 이 의원은 서면을 통해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에 매각 예정인 이스타항공 지분은 38.6%다. 해당 지분 가치는 약 41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의원은 꾸준히 제기돼왔던 페이퍼컴퍼니 논란과 지분 관련 부정 의혹에 대해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창업자로서 번민과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라며 최선을 다해 정상화를 돕겠다고 전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이상직 창업자와 가족들의 통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제주항공은 당초 약속한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인수작업을 서둘러주기를 1600여명 임직원들과 함께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당국에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제주항공과의 M&A 진행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정부 지원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한편 이 날은 당초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합의한 인수계약 시한으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 인수계약 종결시점은 잠정 연기됐다. 지난 26일 제주항공은 전환사채(CB) 발행예정일을 당사자들이 합의해 정하는 날로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CB 납입일과 이후 만기일 등을 합의 후 확정해서 재공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CB 납입일을 기준으로 6월 29일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거래 종결 시점으로 예상했었다. CB발행 예정일이 변경되면서 M&A 종결 시한은 암묵적으로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완전자본잠식상태로 지난 2월부터 쌓인 임금체불액이 250억원을 넘어섰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 측이 인수 후 임금체불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원했지만 제주항공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3월부터는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M&A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할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최종구 대표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제주항공 인수만이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한 해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체불임금은 지분을 통한 재원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