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량증가로 택배노동자 3명 과로사
"국민들도 함께 '택배없는날' 운동 동참해달라"

전국택배연대노조가 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택배연대노조)
전국택배연대노조가 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택배연대노조)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택배연대노조가 8월 14일을 '택배없는날'로 지정하라며 휴식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는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코로나로 지쳐있는 택배노동자에게 휴식을, 8월14일을 택배없는 날로 지정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사에게 휴가 보장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잇따르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택배연대노조는 "최근 몇 년간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회사에 택배노동자에게 여름휴가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택배사들이 한사코 거부해왔다"면서 "택배사들은 코로나로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8월 14일을 택배없는날로 지정해 휴가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택배사들에게 휴가를 적극 권고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 5일 평소 과로로 가슴통증을 호소하던 CJ대한통운 김해터미널 진례대리점 소속 서형욱 택배노동자가 급성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씨는 CJ대한통운 위탁업체의 특수고용노동자로 CJ계열에서 택배기사로 7년가량 일을 하다가 과로로 사망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 3월에는 쿠팡 인천물류센터에서 계약직 택배노동자가, 5월에는 CJ대한통운 소속 특수고용직 택배노동자가 광주에서 과로사 한 이후 벌써 세 번째 사망 사고다.

노조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으로 연차·월차 등의 휴가가 전혀 없어 코로나19 이후 물량 급증으로 하루 15~16시간 토요일 포함 주6일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서 나오지 못할 경우에는 사측이 1건당 받을 수 있는 수수료인 800원의 2~4배가 되는 1500~3000원 사이의 대체운송비(콜벤비)를 요구해 쉽사리 늘어난 물량들을 거부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5월 택배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 서비스 이용' 및 '택배 기사 처우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택배기사들이 과로노동을 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75.7%가 택배 기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해 소비자들도 택배 기사들의 과로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연대 노조는 8월 14일 택배없는 날 실현을 위해 대국민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노조는 택배주문시 <#8월14일_택배없는날_택배노동자에게_휴식을> 배송메세지 남기기 운동을 국민들에게 함께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택배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랏던 CJ대한통운 측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위한 프로세스 도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CJ대한통운 측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개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 도입을 추진 중이며 택배 종사자들이 안전하게 택배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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