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현 집행부, 독단적 업무처리…예견된 일"
"배동욱 회장 취임 후, 화환 업무 가족 회사에 일감줬다"

[일요경제 박은정 기자] 소상공인연합회의 곪아왔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춤판 워크숍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는 것과 동시에, 배동욱 회장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까지 제기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이 1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소공연 사무국 노조)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이 1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소공연 사무국 노조)

"소공연 신뢰 처참히 무너졌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 사무국 노동조합은 10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는 소공연이 지난달 25~26일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을 당시 걸그룹을 초대해 선정적인 춤을 추며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난 것에 따른 것이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던 상황인 동시에, 소공연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던 기관으로 일해왔기 때문에 해당 논란은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노조는 "최근 벌어진 워크숍 논란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에 나서지 않는 현 집행부를 대신해 전국의 소상공인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사태는 평소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온 현 집행부의 자세로 미리부터 예견됐던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직원들은 워크숍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피력했으나 집행부의 결정으로 공연팀이 섭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노조는 "이번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애로를 앞장서 해결했던 소공연의 신뢰가 처참히 무너졌다"며 "당장 내년 예산 삭감 논의로 이어져 소상공인연합회를 열정을 다해 지켜온 직원들의 처지마저 위태롭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취임 직후, 화한 발주처 가족 운영 회사로 변경

특히 이날 배 회장의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배 회장이 지난 4월 취임한 직후 화환 발주처를 부인과 딸이 운영하는 회사로 변경해 상당 금액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소공연은 연 1500만원 가량의 화환과 꽃다발을 한국화원협회나 한국플로리스트협희를 통해서만 주문해왔다”며 “배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거래처를 가족회사로 점차 옮기면서 지난달 한 달에만 214만원에 달하는 물량이 주문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워크숍 당시에도 배 회장은 회원들에게 책을 판매해 후원금 100만원을 별도로 챙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배 회장은 정부 보조금으로 책을 구입해 워크숍에서 나눠주면서 후원금을 모금했다”며 “그 후원금의 일부를 수고비 명목으로 측근인 모 연합회 부회장의 계좌로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연합회 직원들은 계약 형태가 대부분 무기계약직이기 때문에 이런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는 ‘함께 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고용불안 때문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노조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주무부처로서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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