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표적 글로벌 IT기업의 사업전략의 핵심은 M&A를 통한 혁신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4년간 M&A 시장에 총 280억달러(291648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는 176억달러, 2012년부터 최근 3년간만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구글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많은 42억 달러를 투자하며 20건의 M&A를 진행했다. 올해 들어서 1주일에 약 0.7건의 M&A를 진행한 셈이다.

 

구글의 M&A를 통한 사업전략은 웹에 집중한 1(2001~2005)와 모바일로 진출한 2(2005~2011), 차세대 성장산업인 사물인터넷(IoT)에 도전하는 3(2011~2014)로 진행됐다.

 

1998년 검색엔진으로 첫 사업을 시작한 구글은 자사의 핵심역량인 검색서비스 강화를 위해 검색엔진 중심의 M&A14건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글로벌 검색시장 1, 검색 광고 1위 사업자에 올랐다.

 

이후 구글은 웹 검색 1인자의 지위를 활용해 모바일에 진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86건의 M&A를 진행했다.

 

이로써 웹 검색의 장악력을 모바일 시장으로 이전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구글은 모바일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 올 상반기에 스마트 홈 관련기업인 네스트랩스를 인수하는 등 IoT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같은 구글 사업전략은 M&A를 통해 신사업 육성과 혁신에 주력하면서도 특허권 확보를 병행해 특허를 활용한 직간접적 수익 창출을 노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대표적인 IT기업 삼성전자 또한 최근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전략적인 사업 확장과 달리 삼성전자의 M&A에는 전략보다는 조급함이 앞선다는 지적이다.


2010년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주로 반도체 분야에서 비메모리 등 취약 부문의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해 설계 전문업체를 인수하는 전략이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마트폰 등 자사의 강점인 주력 사업분야에서 한계에 봉착하면서 의료장비·헬스케어, 전자소재, 디스플레이 패널은 물론 앱 서비스,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콘텐츠 등 M&A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22건의 M&A를 진행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4건의 M&A를 성사시키며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미국 비디오 앱 서비스 업체 셀비, IoT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공조제품 유통기업 콰이어트사이드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업체 프린터온 등 4개 기업을 연달아 인수했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광범위한 M&A에는 미래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71873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회사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IM(IT·모바일)부문에 치중된 사업구조도 문제다.

 

IM부문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인 스마트폰은 애플,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 위협적인 경쟁업체들로부터 시장을 점점 잠식당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여전히 레드오션이 된 IM 사업부문에 대한 회사의 사업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M&A가 회사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고 있다.

 

삼성과 구글, 양사의 차이는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IoT 시대의 대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에 따르면 구글은 M&A 전략으로 IoT 시대 이후의 시장에서도 현재와 같은 패권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는 당장의 수익성에 치중해 M&A에서도 조급함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민준홍 연구원은 일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삼성이 IoT 플랫폼 개발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은 회사의 IoT 사업 추진에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업체를 인수한 것이라며 구글의 경우는 IoT 사업에 직접 연관된 네스트랩스를 인수하기도 했지만 자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한 다른 사업체들을 함께 인수해 당면과제 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의 신사업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다양한 사업을 테스트베드로 진행하고 있는 비밀 프로젝트 그룹 구글X는 최근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의 현금성 자산은 2분기 기준으로 구글이 612억 달러, 삼성전자가 334억 달러를 보유해 구글이 삼성보다 약 1.8배 많다.

 

그러나 양사 사업전략의 차이는 자산의 규모 보다는 임원진 등 경영진의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이 크다는 지적이다.

 

민 연구원은 양사 사업 전략의 차이는 결국 임원진의 결정에 있다회사 사업의 방향은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의도가 반영되는 것이므로 기업의 M&A 전략을 보면 기업의 입장에서 어떤 미래 전략을 꿈꾸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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