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오너 3세들, 주가 하락세에 동시 ‘저가매수’…왜?

함영준 회장 자녀들, 지난달부터 주가 떨어지자 ‘장내매수’ 나서 동시에 장내매수는 처음…‘경영권 승계 위한 지분 확보’ 의혹

2018-03-14     이승구 기자
서울시 강남구 오뚜기센터

중견기업 오뚜기그룹의 오너 3세들이 계열사의 주가 하락세에 동시에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함영준(56) 오뚜기 회장의 두 자녀가 지난달부터 (주)오뚜기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동시에 장내매수에 나서면서 추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함 회장의 아들 윤식(27)씨와 딸 연지(26)씨는 지난달 초부터 오뚜기 주식을 장내매수하고 있다. 

오뚜기 주가가 올해 초에는 80만원대를 기록했는데 지난달 14일 68만원선까지 내려가자 두 사람은 각각 5767주, 3079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는 지난 9일 종가(73만5000원) 기준 각각 42억원, 23억원 규모이다.

이번 매입으로 윤식씨는 오뚜기 지분율이 7만5897주, 연지씨는 4만2875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주식 보유액도 각각 557억원, 315억원 가량으로 증가했다.

두 남매가 동시에 시장에서 오뚜기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지난달부터 오뚜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3세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해서 미리 저가매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대주주 자녀가 주식을 물려받을 때 내야하는 상속‧증여세율(최대 50%)을 고려한다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 주식을 사들이는 게 최적의 절세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식 씨는 지난 2004년에도 주가가 급락했을 때 오뚜기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현재 오뚜기그룹의 차기 후계자로는 함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 윤식 씨가 거론되고 있다. 연지 씨는 현재 뮤지컬 등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오뚜기그룹 지분은 함 회장 비롯한 오너일가가 나눠 갖고 있는데, 함 회장은 98만4529주(28.62%)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함 회장의 누이 영림 씨와 여동생 영예 씨가 각각 11만3980주(3.31%)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윤식 씨의 오뚜기 지분은 2.1%, 연지 씨는 1.25%에 불과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현재로써는 차기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미약하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오뚜기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향후 장내에서 지분을 꾸준히 사모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