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머니>는 분명 선입견을 깨는 영화다. 예고편만 보면 영화의 대부분을 욕전쟁을 벌이는 욕배틀 영화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욕배틀의 비중보다 가족간의 감동스토리로 가슴을 울리게 한다.

욕이라니…. 소재부터 신선하다. 간혹 범죄영화에서나 사나이 세계를 그린 영화에서는 어색하지 않지만 일상에서 쉽게 생각하지 못한 소재로 호기심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헬머니, 즉 지옥에서 온 할머니라는 이름을 내걸고 찍은 이 영화에서는 욕으로 유명한 김수미가 나온다. 사람들은 보통 욕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거나 싸움이 벌어지지만 유독 방송이나 영화에서 욕이 나오면 웃어대기 바쁘다.

배우 김수미님이 맡으신 욕할매의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유명한 욕할매 식당이 있는 것처럼 욕을 들어도 정겹게 들리는 욕이 있다. 어머니가 잔소리하는 듯한 조언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을 삐뚤어지지 않게 하려는 메시아적인 욕일까. 영화 <헬머니>를 통해 폭풍 흡입하는 듯한 느낌이다.

설정과 상황에 맞게 맛깔나는 욕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놓을 수 없던 이유가 헬머니 김수미 보는 맛에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간 영화라 할 수 있다.

간략한 줄거리로 교도소에서 나온 김수미, 그러나 백수로 도박에 빠진 작은아들 주현(김정태), 부자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갔지만 눈치밥 먹는 큰아들 승현(정만식). 가족이 뿔뿔히 흩어진 콩가루 같은 상황이다.

 
헬머니(김수미)는 큰아들 승현의 집 가정부로 들어가 동태를 살피면서 승현에게 도움이 되고자한다.

한편 방송사에서 욕배틀대회를 기획하고 세상을 시원하게 속풀이하는 욕의 달인을 찾기 시작하는데...

후보자들이 면면이 다양한 직원으로 자신의 경험과 직종에 관련된 전문성으로 욕의 컨셉을 잡는다.

땅콩회항으로 논란이 되던 사건을 모티브로 나온 항공사 승무원의 땅콩드립 욕, 세상에 부조리한 단면을 시원하게 풍자한 갑질 욕, 퍼포먼스 욕 등.

여기에 헬머니가 욕배틀에 참가해 랩배틀에 도전하는데 자신의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을까. 욕으로 단련된 연기자 김수미님 은근히 잘하신다.

욕배틀이 중간중간 나오면서 대회를 진행하지만 상황에 맞게 순화돼서 나온 편이다. 진짜 심한욕은 삑처리를 통해 그리 무리없이 넘어간 듯하다.

(김수미)헬머니의 어두운 과거 반성이 감동을 유발하면서 부조리한 세상 인간관계를 통한 갈등을 욕이라는 도구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영화다.

예고편만 보면 '욕'의 편견을 깨기 어렵다.

'욕'으로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영화 <헬머니>에 나오는 연기자들은 모두 잘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연기 호홉이 잘 맞는다. 가족들의 진솔함과 배틀 참가자의 욕연기가 이상하리만큼 잘 어우러져 궁합이 찰지게 맞는다.

연기가 받쳐주지 않는 욕은 어색해서 진짜로 기분나쁘게 들리지만 김수미에게 그런건 있을수가 없다.

또 감성적인 가족스토리로 정말 눈물이 흐를지도 모를 영화 헬머니. 예상보다 훨씬, 그 이상 좋은 영화라는 평이 많은 이유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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