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진하 두 딸 보유지분 전량 매도해 각각 9억원씩 챙겨

 
[일요경제=윤해정 기자] 서영필 에이블씨앤씨(브랜드 미샤) 회장의 두 딸이 사실상 증여와 배당만으로 9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매매 시점도 ‘저점매수, 고점매도’로 탁월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영필 회장의 두 딸 진경·진하씨는 지난해 3분기 말 보유지분 전량(3만 812주)을 장내 매도했다. 공시된 변경일인 지난해 9월 29일 종가 기준 각각 9억1800여만원을 손에 쥐었다.

매각된 주식은 2008년과 2013년 두 시기에 걸친 장내매수를 제외하면 모두 주식배당으로 확보했다. 에이블씨앤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주당 0.1주 주식배당을 실시했다. 두 딸이 배당으로 받은 주식만 9109주로 매각일 종가로 치면 2억7144만원 규모다.

서 회장의 두 딸은 10대 초반이던 지난 2008년 11월 3분기 실적공시 전후로 8180주씩 장내 매수하면서 처음 에이블씨앤씨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미샤는 그해 6월과 10월 임대차 낙찰로 지하철 1~8호선 78개 역사에서 5년간 화장품 전문매장을 운영하게 돼 성장성이 예상되던 시기였다. 에이블씨앤씨는 2008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000% 이상 급증했다.

보유 주식 수는 같았지만 주식을 사들이는 데 들어간 돈은 실적공시 전후로 매수시기가 갈리며 각각 1600여만원, 1800여만원으로 당시 자매가 초등학생, 중학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서 회장이 증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자매가 배당 이외의 방법으로 지분을 확대한 건 각각 1만4840주씩 장내매수한 2013년11월 뿐이다.

2013년 에이블씨앤씨는 경쟁심화에 따른 매출성장 둔화와 광고·판촉비 증가로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70%나 급감했다. 두 자매에게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였다.

동년 3월 8만원대 중반을 달리던 주가는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에 3분의 1토막 나며 자매가 사들일 무렵엔 연저점 수준이었다. 매입자금 4억300여만원은 모두 증여로 마련됐다.

처분시점도 탁월했다. 작년 초 2만8000원대에 머물던 에이블씨앤씨 주가는 6개월 여만에 연저점(6월 12일·1만 8900원)까지 35% 하락했으나 자매가 지분을 매각한 9월 말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공시된 변경일인 29일만 놓고 보면 종가 2만9800원에 장중 2만 9300~3만700원을 오갔다. 배당을 제외하고 주식 확보에 들였던 자금이 총 4억2000여 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10% 이상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에이블씨앤씨는 2013년에 이어 2014년 실적도 저조했다. 매출 감소와 판관비 증가에 발목잡히며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다만 상반기 내내 영업손실을 내다 3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에이블씨앤씨는 2013년 2분기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년 내리 상저하고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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