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3년 구형, 동양그룹 사태에도 사재보전에만 관심
홍 대표는 동양그룹 사태가 터지자 당시 이혜경(63·여)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소유한 고가의 미술품 ‘블러드 미러’ 등을 가압류 전에 빼돌려 매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홍 대표의 강제집행면탈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 혐의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홍 대표가 이 전 부회장이 빼돌린 미술품을 팔아준 혐의(강제집행면탈 등)에 대해서는 징역 4년,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수십억원 대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 등)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50억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또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전 부회장에게 징역 3년을, 당시 이 전 부회장의 지시를 받고 미술품 반출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전 동양네트웍스 과장 임모(37)씨에게도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홍 대표는 동양그룹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일반 투자자들과 채권자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도리어 수십억 상당의 그림과 가구 등을 반출하고 은닉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미술품 판매 대금을 횡령하기까지 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 전 부회장 또한 동양그룹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본인의 재산을 보전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며 "임씨의 경우에도 지시에 의해 범행에 가담하긴 했으나 사태 후 투자자와 채권자의 피해회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 측 변호인은 우선 홍 대표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거래 내역을 기재하지 못해 신고하지 않은 점은 죄송하나 이는 신분 노출을 꺼리는 고객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전 부회장 측 변호인은 "당시 상황이 미술품 반출이 불가피했었다"며 "일부 미술품을 매각하긴 했지만 나머지는 다 압수됐고, 이 압수물에 대한 소유권도 포기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홍 대표는 "남을 돕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가리지 못하고 행동을 했었다"며 "반성하고 있고 새로운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답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부회장 또한 "동양사태 피해자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물건을 정리해 부채를 갚고 생활비로 쓰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홍 대표는 동양그룹에 대한 법원의 가압류 절차가 진행되기 전인 지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 전 부회장이 빼돌린 미술품 330여점 중 13여점을 넘겨받고, 이를 국내외에서 모두 47억9000만원에 매각한 혐의로 기소됐다.
홍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 매출 기록을 조작해 30억여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전 부회장은 홍 대표에게 미술품 매각을 지시한 혐의로, 전 동양네트웍스 과장 임씨는 미술품 반출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홍 대표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