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급격한 인상, 불확실성 상존”

[일요경제=윤해정 기자] 최근 주식시장이 급등한 데 따른 경보음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잇따라 울리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증권은 17일 발표한 전략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단기적 흥분은 경계한다"고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상보다 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강세장이 온 게 아니냐는 질문도 한다"며 "그러나 한국 증시는 너무 빨리 올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유 팀장은 무엇보다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자동차를 뺀 기타 경기민감업종의 실적 턴어라운드(개선) 기대가 과도하다"며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 개선이 없고 매출도 정체인데 이익만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는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 확대에 대해서는 "한국이 신흥시장 내 자금 재배분의 혜택을 누린 결과로 보인다"며 "단기 모멘텀에 의한 비중 조정이 일단락되면 외국인 순매수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 팀장은 "하반기 증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 랠리를 본격적 강세장 진입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하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코스닥 시장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 증권사의 김정현 연구원은 "연초 이후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은 코스닥에 큰 관심이 없고 기관은 1분기 실적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종목 대신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관을 중심으로 한 차익매물이 코스닥시장에 이어질 수 있는 데 따른 경고다.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과거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운송, 철강, 비철금속, 조선 등은 시장 전체의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고점에 이르기 전에 먼저 외국인 순매수가 줄기 시작한 업종"이라며 "아직은 이들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양호하지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펀드 환매 행렬에도 불안한 심리가 반영돼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15일 3224억원이 순유출됐다. 하루 순유출 규모는 2년7개월만에 최대로, 펀드 환매는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으로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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