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최종유찰과 재입찰 여부 수의계약 결정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지난달 28일 금호산업의 55개 채권단은 보유지분 57.5%(약 1천955만주) 매각을 위해 입찰에 부친 결과 호반건설이 6천7억원에 단독 응찰했으나 결국 유찰됐다.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수싸움이 시작됐다.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호반건설의 단독입찰 후 채권단은 기대했던 매각금액에 미치지 못하자 운영위원회를 거쳐 호반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사실상 유찰 결정을 내렸다.

현 주가로는 5천억원을 밑돌지만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0.08%)이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지배구조와 맞물려 있어 업계와 채권단에서는 7천억∼1조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해 왔었다.

호반건설의 응찰가격이 채권단에 예상치에 훨씬 못 미치는 6천7억원을 써내면서 유찰 결정이 됐고, 결국 채권단을 대표하는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가 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모여 최종 유찰 여부와 회사 매각 방향을 결정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원점으로 돌아가 매각 공개 재입찰에 부칠지, 아니면 박 회장에게 희망가격을 제시하는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으로 갈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 안이 통과되려면 5월 중순에 다시 열리는 회의에서 전체 채권단 중 75%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안건이 부결될 경우 채권단은 재입찰을 추진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인수전이 장기화되고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져 업계에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과 수의계약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의계약 진행이 결정되면 박 회장과 채권단이 각각 한 곳씩 회계법인을 선택한 2곳의 회계법인이 실사 등 공정가치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정하고 이 가격으로 박 회장과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 협상은 금호산업의 단일 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최종적으로 박 회장에게 매각가를 제안한다.

박 회장이 이를 거절할 경우 박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6개월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이후 6개월 내에는 모든 회사에게 금호산업 인수 기회가 열린다. 이 때도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박 회장은 다시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다.

박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전체 지분의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은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을 되찾아 경영권 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었다.

호반과의 매각이 성사됐다면 박 회장은 약 5천300억원에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유찰됨에 따라 박 회장의 경영권 되찾기 셈법도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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