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 초청 금융협의회 주재…"한은도 채용 늘릴 것"

[일요경제=임준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60세 정년 연장 도입을 앞두고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22일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연 금융협의회에서 "고용이 큰 이슈다. 내년 60세 정년연장이 시행되면 앞으로 2∼3년간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4월 고용통계를 보니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어 (4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벌써 고용 대란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서 전체 실업률은 3.9%로 작년 4월과 같았지만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2%로 0.2%포인트 올라 4월 수치로만 따지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런 상황에서 많은 금융기관이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을 실시해 이로부터 나오는 경비절감분으로 신규고용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은행장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한국은행도 7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그에 따른 예산절감분을 사용해 올해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대규모 희망퇴직 시행 방침을 밝힌 국민은행 사례에도 주목했다.

그는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시행에 대해 정년연장 시행을 앞두고 청년실업과 고용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한다"며 "잘 마무리되면 좋은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이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해서 KB 나름의 상생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합의한 것"이라며 "청년실업과 정년연장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지혜를 모아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신규 채용을 작년보다 40% 늘릴 방침"이라며 "청년실업이 사회 전체로 심각한 문제인 만큼 부담이 되더라도 신규채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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