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사는 '흡혈 기업'…100%가 계열사 일감

[일요경제=임준혁 기자] 1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3곳은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그룹내 다른 계열사에 의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대 그룹에 속한 34개사는 계열사가 준 일감으로만 매출을 올린 '흡혈 기업'이었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10대 그룹의 598개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곳은 모두 173개사로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매출액 전부를 다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창출한 곳은 34개사로 10대 그룹 전체 계열사의 5.7%에 이른다.

그룹별로 보면 LG그룹의 63개 계열사 중 절반에 가까운 30개사가 매출의 50% 이상을 내부거래로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67개 계열사 중에서도 내부거래 비율이 50% 이상인 곳이 전체의 37.3%인 25개사에 달했다.

현대자동차그룹 51개 계열사 가운데 35.3%인 18개사도 내부거래 비율이 50%를 넘었다.

한진그룹 계열사 3곳 중 1곳도 다른 계열사에서 몰아준 일감으로 매출의 50% 이상을 달성했다.

삼성그룹의 9개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율이 100%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은 작년 1466억원의 매출을 모두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삼성카드고객서비스와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에스엔폴, 에스원씨알엠, 에스티엠 등도 전적으로 계열사 일감에 의존했다.

LG그룹의 7개 계열사도 연간 매출 전액을 내부거래로 달성했다. 작년 448억원의 매출을 올린 텔레마케팅 전문업체인 씨에스리더와 씨에스원파트너, 아인텔레서비스, 위드유, 행복누리, 이노위드, 크린소울 등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에스엔엔씨는 작년 매출 3454억원을 계열사 일감으로 전액 올리고서 439억원의 영업이익과 41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이엔티도 작년 632억원의 매출을 모두 계열사 수주 물량으로 달성했다. 현대자원개발과 현대커민스엔진도 소속 계열의 일감을 받아 매출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엠시트와 위아마그나파워트레인이 연간 매출을 모두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해 창출했다. 특히 현대엠시트는 계열사 일감으로 작년에 4806억원의 매출과 11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SK그룹의 에스케이더블유와 유베이스매뉴팩처링아시아, 지허브 등 3개 계열사도 전적으로 내부거래에만 의존했다.

롯데그룹의 롯데송도쇼핑타운과 유니버설스튜디어자산관리, GS그룹의 이노폴리텍과 피앤에쓰, 한진그룹의 서울복합물류자산관리와 항공종합서비스, 한화그룹의 한화손해사정과 한화컴파운드 등의 계열사도 내부거래 비율이 100%인 업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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