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표시등과 미터기 카드결제기 장착 않고, 요금도 자율적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한동안 우버택시 불법 논란으로 택시업계가 시끄러웠다. 그런데 이르면 8월부터 정부가 기존 모범택시와는 다른 '고급택시'를 운영할 예정이어서 또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토교통부는 고급택시의 배기량 기준 완화, 요금 자율 결정, 택시표시등 장착 의무 면제 등을 골자로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다음주 법제처 심사에 넘긴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예정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7월말부터 시행이 될 것이다. 택시표시등과 미터기, 카드결제기를 장착하지 않고 요금도 자율적으로 정한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SNS 등을 통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일반승용차를 이용한 우버영업은 시범운행도 없이 불법으로 규정하더니 고급택시 도입 이유를 우버택시 영업에 쏟아진 관심 등에 비춰 고급택시 수요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관련 규정을 현실화하게 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우버택시는 여전히 국내에선 불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스마트폰 기반의 택시 서비스 우버택시는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지 4년 만에 전 세계 45개국 218개 도시로 뻗어 나갔다. 기업가치도 400억달러까지 뛰면서 트레비스 칼라닉 우버택시 창립자겸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30억달러로 불어났다.

국토부가 택시표시등과 미터기, 카드결제기가 없고 요금을 자율 결정하는 배기량 2천800㏄ 이상의 '고급택시'를 이르면 8월부터 허용하기로 하자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범죄 악용이나 탈세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네이버 이용자 'zzan****'는 고급택시 영업방식이 불법 자가용 택시영업을 일컫는 소위 '콜뛰기'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콜뛰기 합법화네 참나 "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crim****'도 네이버에서 "카드기 안 달고 현금만 받고, 금액도 자율이면 이건 완전 세탁기구만. 재벌 2세들이 자본금 풀어서 영업장 한두 개만 풀면 평균 월 수십억 단위는 탈세 들어갈 수 있겠네"라고 부작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다음 이용자 'mss'는 "택시 표시가 없고 미터기도 없고~~~~ 바가지와 부작용만 있겠구먼!!"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법원이 불법으로 규정한 세계적인 차량공유서비스 '우버'와도 비슷한 점을 들어 형평성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네이버 아이디 'swel****'는 "택시 표시도 없으면 어떻게 알아. 우버택시나 똑같네. 너는 하면 안 되고 나는 되는거…"라고 지적했고, 'bboy****'는 "우버택시 합법화하기 위한 법 제정이구나"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squall1207'는 트위터에서 "세금 안 내는 우버나 자가용 영업은 불법이라 규제한 게 몇 달 전인데 이제는 고급택시라며 미터기/택시표시도 없이 요금도 자기 맘대로"라고 비난했고, 다음 아이디 '베컴'은 "콜뛰기를 인정한다는 건지, 우버택시를 합법화한다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라고 지적했다.

요금 인상과 범죄 악용 등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네이버 이용자 'swel****'는 "요금올리기의 꼼수. 옛날 소형택시 없어지고 모두 중형택시로 바뀐 거와 같음"이라고 주장했고, 'kiki****'는 "일반택시는 많다고 돈 주고 없애면서 뭔 고급택시를 허용하나? 그것도 외관으로 볼 때 일반승용차와 똑같으면 불법 영업 판치고 부작용이 뻔할 텐데"라는 의견을 냈다.

'jchu****'는 "몇 해 지나면 최고급택시 나올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반면 네이버 아이디 'yuns****'는 "고급택시는 '차량의 고급'이 아닌 '서비스 질의 고급'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다음 이용자 '드라마'는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네요. 그만큼 관리 감독 철저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리안 'Idiot_Mua'는 "고급택시 말고 저급택시도 나왔으면 좋겠다. 경차+LPG면 일반택시보다 저렴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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