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질주주증명서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 주식선물로 이익 확정?

▲ 합병반대에 법정소송까지 불사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갑자기 삼성의 실질주주증명서를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했다. 사진=엘리엇매니지먼트 설립자 폴싱어 엘리엇 회장.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갑자기 엘리엇이 주식 보유 증명서, 즉 실질주주증명서를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해 삼성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주주가 회사 측에 주주명부 열람, 주주총회 소집 요구 등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때 그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명 서류가 실질주주증명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24일 예탁결제원에 삼성물산(7.12%), 삼성SDI(1%), 삼성화재(1%)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며 소송전까지 불사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돌연 보유 중인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화재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통과로 경영권 공격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엘리엇이 삼성 계열사 주식을 처분하고 철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본시장법 시행규칙에는 예탁결제원이 실질주주증명서를 발행하는 경우 주주권 행사기간에는 해당 주식의 처분이 제한되지만 주주권 행사기간 만료 전에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하면 주식 처분 제한이 풀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등 보유 주식의 매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엘리엇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의 매수 평균단가는 6만3000원으로 추정되고, 지난 6월 3일에 주당 6만3560원에 339만주를 추가 매수해 주식보유량은 1112만주에 이른다.

하지만 합병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계속 하락세다. 합병 발표 직전인 지난 16일 6만9300원이었지만 27일 종가로는 5만7900원 수준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만7234원이다.

엘리엇 측은 주식 실질주주증명서 반납 여부에 대해 "코멘트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손절매를 할 이유가 없는 점을 놓고보면 엘리엇이 주식선물을 통해 이미 이익을 확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해 볼 수 있다.

엘리엇은 지난 6월 4일 삼성물산 지분 7.12%의 취득 공시를 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선언한 뒤 주식 현물배당과 중간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하고 주주총회 결의금지와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는 등 삼성 측을 상대로 파상 공세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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