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싸움에 '어부지리'…신세계·현대百 주가 급등

▲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왕자의 난'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3일 대형 수출주들의 약세 속에 2,010선 밑으로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67포인트(1.07%) 내린 2,008.49로 거래를 마쳤다.

[일요경제=신관식 기자] '롯데家 형제의 난'으로 주가시장이 달라졌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을 필두로 유통주들이 4일 크게 올라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이들 종목의 강세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전날보다 8.94% 급등한 23만1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백화점도 5.74% 오른 15만6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코스피 유통업지수는 2.60% 올라 의약품지수(2.93%)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아 크게 조정을 받았던 유통주는 최근 메르스의 종식과 그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이 8월 판교점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고, 신세계도 2016년 말까지 영업면적 증가율이 약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진흙탕 경영권 분쟁으로 일부 백화점주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더해지는 양상이다.

▲ 경영권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친형제간 갈등을 빚고 있는 신동주ㆍ동빈 형제

오는 12월 라이선스가 만료될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월드타워점이 이번 롯데판 '왕자의 난'으로 재승인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지금까지 큰 하자가 없을 시 기존 사업자에게 대부분 재승인을 내줬지만, 사태의 장기화 조짐과 여론 악화 등으로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시내 대기업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롯데면세점이 라이선스 재승인에 실패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 등이 나오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자들이 쏠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주에 롯데사태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사업자의 면세 사업권을 가져오기는 그리 쉬운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양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권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출점 모멘텀이나 내수심리 회복 등에 초점을 맞춰 업종을 바라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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