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현대차가 서울에 연구개발(R&D) 전초기지를 조성한다.

기아차는 화성에, GE는 성남에 품질센터와 초음파 단지를 각각 세웠다.

이들 기업이 수도권에 R&D 기지를 설립하는 배경에는 고급 연구인력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입지 때문이라는 이유와 함께 핵심 인재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연구개발은 해외보다 국내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와 삼성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R&D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단순 조립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생산기지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나 첨단기술 관련 고급 인적 자원이 필요한 R&D는 국내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연면적 3만3000㎡, 6개 동으로 이뤄진 첨단 R&D 센터를 건립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경기 화성시에 메모리, 시스템LSI, LED 사업부 등이 들어가는 대규모 부품연구동을 조성하고 이보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수원사업장 2단지에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완성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R&D 인력은 작년 기준 6만9300여명이고,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4조7800억원이 투입됐다.

삼성은 서울에도 연구인력이 상주할 단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우면 R&D 센터를 짓고 있다.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한 우면 R&D 센터에는 약 1만명의 연구인력이 입주할 예정이다.

LG는 전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 등 정부·서울시·지방자치단체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내 대기업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처음 참석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발전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LG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의 부지에 18개 동의 연구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LG가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입할 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를 비롯해 10개 계열사의 선행 연구조직이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현대차는 최근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입찰로 획득하고 기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을 연구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전 부지에 건립될 초고층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입주하게 되면 양재동 사옥이 남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00년 사들인 양재동 사옥은 당초 서관 건물 한 동만 있었으나 회사가 커지면서 2006년 동관 건물을 지어 현재 쌍둥이 빌딩의 모습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에 미래기술연구원, 분당에 플래시솔루션센터를 운영하며 매년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1조1400억원의 R&D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6439억원의 R&D 예산을 집행해 연말까지 1조4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230억원을 투자해 지난 1월 경기도 화성공장 내 글로벌 품질센터를 완공했다.

해외 유력 기업들도 R&D 기지로 서울과 수도권을 찜하고 있다.

GE는 지난해 경기도 성남에 초음파 기술 연구와 생산시설인 한국GE초음파를 증설했다.

공사비 100억원을 들여 5600㎡에 6개층의 R&D센터 건물을 확장했다.

세계적인 화학기업 솔베이는 지난 6월 이화여대 산학협력관 내에 솔베이연구센터를 개설했다.

이 연구센터에서는 리튬 배터리, 태양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물 전자소재, 실리카 등에 대한 R&D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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