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염원' 성사될까…주총에 쏠리는 눈

▲ 주주·부·모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한일 양국에서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요경제=문유덕 기자] 한국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누가 거머쥘 것인가.

17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주주, 두 아들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그리고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등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에 따라 '한일 롯데'의 리더가 결정난다.

◇日 롯데홀딩스 주총…'한일 롯데'에 영향력 막강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L투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한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의 최정점 기업이라 롯데홀딩스의 '임자'는 한일 롯데의 '원 리더'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의 12곳의 대표이사로 오르는 등 '대세'로 자리를 다져 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총을 전격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힌만큼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날 주총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신 회장은 안건을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 구조 개선'으로 했다.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만큼 혁신과 투명성 확장 등 '개혁'에 초점을 맞췄지만, 일각에서는 이와 더불어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본인이 '한일 롯데 원리더'임을 재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는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올린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이 사실상 신 회장의 '원 롯데' 공식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신 회장 측의 설명이다.

◇어머니·종업원지주회·아버지 위임장

양측 모두 주총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두 아들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마음이 어느쪽으로 움질일지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우세'쪽으로 점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신 회장은 주요 주주 중 종업원지주회와 임원 및 일본 롯데 자회사가 우호세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와 종업원지주회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양측이 모두 우호세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종업원지주회가 어느 쪽에 설지가 이번 주총의 결과를 판가름할 핵심 변수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도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16일 혼자 출국한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위임장을 확보해 막판 뒤집기에 나설 것 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어 재계는 물론 한일 양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장남 신동주의 '뒤집기' 가능할까?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를 몰고온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카드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 이 힘을 받으면서 이 카드마저도 효력이 약해졌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이번 주총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 전 부회장 측의 힘이 급격히 빠진 모양새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지분의 32%나 가지고 있는 광윤사의 지분을 신 총괄회장이 다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의 입김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정면승부를 택해 신 회장이 내놓은 안건 등을 부결시키는 방법으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또는 신 전 부회장이 밝혀온 대로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에서 유리하다면 주총장에서 이사진 교체를 긴급 안건으로 내놓고 '표 대결'에 들어갈 수도 있다.

장기전을 염두에 둔다면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무효소송을 하는 등 '소송전'도 불사할 수 있겠으나, 이날 주총에서 신 회장의 표대결 승리로 끝나 신 전 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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